복사기업계 "탈복사기" 사업다각화 부심

복사기업체들이 변신하고 있다.

복사기를 주로 한다는 점에서는 예전과 다름이 없지만 워크스테이션이나프린터.대형 프린팅시스템 등 시스템부문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한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복사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수익성을 맞출 수 있었던 시대는 이미 흘러가고변신을 하지 않고서는 기업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한 때문이다.

사무환경 변화로 수요 감소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 이를 프린터로 출력하거나 문서의 전달 대신 네트워크 전송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빈번해져 기존에 복사기가 담당하던많은 일들이 이제는 상당부분 불필요해지고 있다.

물론 빠른 복사속도나 복사물의 자동분류 등 복사기의 기능도 날로 향상되고있어 다른 출력기기가 이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지만 문서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복사기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실제 복사기업체들의 가장 큰 고객중의 하나인 공공기관마저도 업무전산화로복사기의 수요가 현저하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원본을 복사해주던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업무도 현재에는 저장된 데이터를 레이저프린터로출력해주고 있다.

더구나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인 진보와 정보촉진기본법의 시행으로 이같은업무전산화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어서 프린터의 복사기 대체현상은 앞으로도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복사기시장을 노린 프린터전문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아 입.출력속도가 대거 향상된 스캐너와 프린터들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복사기업계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적 프린터업체인 미휴렛패커드사의 경우 지난 94년 10월 스캐너와 프린터.복사기능을 두루 갖춘 "카피제트"를 출시, 복사기시장을 노크했고 지난해부터는 고성능 저가 스캐너 및 프린터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프린터업체들의 이같은 추격으로 오는 97년 상반기까지 복사기시장을 둘러싼 복사기업체와 프린터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점치고 있다.

따라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복사기업체들로서는 새로운 변신을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아니다.

제록스.캐논 등 세계적인 복사기업체들이 이미 이같은 변신을 시작했으며최근 국내 복사기업체들의 변신노력은 세계적인 상황변화의 여파가 이제서야국내에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국내 복사기 전문업체들이 변신을 위해 현재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출력형태에 관계없이 문서출력분야 전체에 걸치고 있다.

복사기뿐 아니라 프린터.대형프린팅시스템.컴퓨터시스템 부문의 사업확대는물론 복사기와 프린터.스캐너 등 출력에 관계된 모든 기능을 결합한 다기능복합기기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까지 선보인 프린터중 복사기의 출력속도를 따라잡은 제품은 아직 없다는 것이 복사기업체들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중의 하나다.

코리아제록스는 이같은 측면에서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리아제록스는 올해 주요정책으로 디지털화.컬러화.네트워크화를 꼽고 컴퓨터시스템과 프린팅부문의 사업을 대폭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0% 미만에 머물던 프린터부문의 매출이 지난 95년의 경우 20%까지 향상됨에따라 올해에는 전체의 25%정도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프린터부문 매출확대 총력

롯데캐논도 이에 맞춰 지난해 전체의 20%를 차지한 프린터 매출을 올해에는30%까지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도리코는 지난 94년7월 미디지털사와 PC 및 네트워크부문의 사업추진을위해 1차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지난 95년 7월부터는 워크스테이션과 서버에대한 판매계약까지 체결했다. 신도리코의 경우 복사기 분야의 국내 선두업체로서 아직 프린터나 컴퓨터시스템 부문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있지만 시장환경의 변화는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태도다.

올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복사기업체들의 변신노력이 시장환경변화에어떻게 대응해 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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