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95" "인터네트" "네트스케이프"...
지난해에는 PC전문지뿐 아니라 신문, 잡지, TV 등에 새로운 IT(정보기술)용어가 마구 쏟아져 나왔다.
이 용어들의 등장속도는 우리의 기억한계를 넘는 것으로 겨우 외웠다 싶으면새로운 용어가 튀어나오곤 했다.
"자바(JAVA)" 또한 이들 용어와 섞여 나온 최신용어의 하나다. 미국 워크스테이션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가 개발한 인터네트 프로그램언어 자바야말로 현재 전세계 컴퓨터, 통신 관련업계 초점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선사가 인터네트의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바의 개요를 공개했을 때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주식시장이었다. 이 회사 주식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두달 뒤인 5월하순의 주가가 50달러대로 진입하면서1년전의 18달러와 비교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게다가 12월에는 1백달러를넘어서면서 PC의 OS로 디팩토 스탠더드(사실상의 표준)자리를 굳힌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주가를 뛰어넘었다.
인터네트의 폭발적인 붐이 말해주듯이 세계는 네트워크 사회를 향해 진보하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뿐만 아니라 워드프로세서, 게임 등의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까지 네트워크를 매개로 하여 개개인의 PC로 불러와 사용할 수있게 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위해 굳이 매장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된다. "윈도95"가 발매됐을 때와 같은 소동은 이제 먼 옛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바가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자바를 사용하면 MS사의윈도95, 애플의 매킨토시, 워크스테이션에 사용되는 유닉스 등 모든 환경을네트워크상의 같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즉 본격적인 네트워크시대를 맞이하게 되면 "자바" 또는 "자바 같은 것"이현OS를 대체하면서 PC의 가장 중요한 정거장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MS사가 선사로부터 자바의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발표가 화제를 모았다. MS사 자신도 자바에 대응하는 언어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일어난 라이선스 취득 발표는 자바가 표준이 되었을 때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경쟁에서의 패배를 자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지배적이다.
자바의 개발은 4년정도 앞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PC OS분야에서 80%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MS사에 대항키 위해 선사는 뭔가 새로운 것을개발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선사는 창립멤버이자 기술담당 부사장인 빌 조이씨를 중심으로 "MS대항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팀을구성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자바"다.
선사는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프로젝트팀을 회사에서 분리시켜 자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개발거점을 극비로 하는 한편 프로젝트 테마에 대해서도 "TV용 세트톱박스 개발"이라는 정도로 발표했다. 또 프로젝트팀의 구성원도 선사 자체내에서조차도 극비리에 붙혀 불필요한 잡음이 나지 않도록 배려했다. 조이 부사장은 "우수한 소프트웨어는 소수정예 조직만이 만들어 낼수있다"는 지론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자회사를 세워 개발을 촉진한다는 선사의 발상은 MS사와 크게 대조를이루는 대목이다.
MS사의 경우 뭔가 개발해 보고 싶은 사람이 손을 들어 프로젝트팀을 조직하고 회사 자체내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즉 전사원에게 사내 프로젝트를알리고 회사 전체가 힘을 모아 이를 추진하는 것이다. 인터네트사업과 관련해 예를 들어보면 지난 12월 발표한 소프트웨어개발 계획에서 "앞으로 회사전체가 하나가 되어 단숨에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MS사 관계자는 말한다.
구성인원 등은 확실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필요한 인원이 얼마나 필요하든지 필요한 만큼 투입할 방침"이라고 MS측은 말하고 있다.
이 같은 MS사의 개발체제는 개발기간 단축과 아이디어 총동원이라는 측면에서 이상적인 행태다. 그러나 문제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때 발생되는 파장이다. 실제로 MS사는 당초 PC통신 "MSN(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보급에회사의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 때문에 인터네트가 크게 부상하는 조짐을보고도 이에 대한 조사조차 실시하지 못했다.
95년이 돼서야 빌 게이츠 회장은 인터네트 보급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여 12월 발표에서는 MSN에 주력한다는 개발노선을 어느새 인터네트쪽으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MS사는 참여시기가 늦은 만큼 네트워크시대에는 자사의 독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만큼 더 노력하는 도전자의 자세를 취하게 될 것이다.
네트워크시대에 접어들면서 먼저 승기를 잡기 시작한 선사와 이에 대항하는MS사의 패권다툼은 앞으로 그 양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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