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통신사업권 대전 (1);분야별 업계 움직임

정부의 신규 통신사업자 허가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내년 6월경이면 총 30 여개의 기간통신사업자가 새로 탄생된다. 그동안 정부의 보호 속에 독점 내지는 과점의 형태를 유지해온 국내 통신사업 구조에 엄청난 변혁이 이루어지는것이다. 기존 통신사업자로서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셈이고, 그동 안호시탐탐 통신서비스 진출을 노려왔던 민간 기업들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정부의 신규사업자 허가계획과 관련해 국내의 기업들이 하나같이 "통신 사업 진출"을 지상과제처럼 외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 재계 는그 어느 때보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기업들은 대기업 나름대로 개인휴대통신 PCS 이나 국제전화 등 굵직한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 역시 나름대로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 을쓰고 있다. "21세기 최대 황금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통신서비스 사업권 을향해 달리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을 8차례에 걸쳐 사업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3차 통신사업 구조조정으로 일컬어지는 정부의 신규통신사업자 선정계획 이확정 발표되면서 국내 재계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지속될 이른바 통신대전 의 열풍 속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신규사업자 허가계획의 1차적인 목적은 국내 통신사업 분야의 경쟁력 을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통신협상(NGBT)이 "통신서비스 시장의 완전 개방"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의 경쟁도입이 되도록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시장개방 이전에 경쟁에 대한 "내성"을 길러놓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허가계획의 골자는 3개의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를 비롯 해총 30개가 넘는 신규 통신사업자를 내년 6월까지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그동안 법적.제도적으로 막혀 왔던 민간 기업의 통신사업 진출이 대거 허용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민간 기업들에게는 이번이 통신사업의 주도권을 거머쥐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권 경쟁이 21세기 재계 순위를 뒤바꾸는 중대사건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업종과 규모에 관계없이 국내 대다수의 기업들이 참여하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하나의 통신사업권의 평균 경쟁률을 5대1로 보고 신청 컨소시엄당 20개 업체가 참여한다고 할 때 5천여개의 기업이 이번 사업권 경쟁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최근 통신사업 진출을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발표한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부의 사업권 허가계획이 지니는 무게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50대 재벌그룹들 중에 통신사업 전담팀을 가지지 않은 기업은 속된 말로 팔불출 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정보통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약회사나 건설회사.제지회사.

제과회사들도신규 통신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허가되는 사업중 최대 이권사업으로 꼽히는 PCS사업 경쟁에는 열손가락 안에 드는 재벌 기업들이 정부계획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LG.현대.대우 등 이른바 4대 재벌그룹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40~50여 명의 PCS사업 추진 전담조직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미 30여개 업체들과 접촉 、컨소시엄 구성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특히 10대 재벌간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PCS사업권 쟁탈전은 사실 상추첨방식을 도입한 이번 정부의 확정계획이 발표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 PCS보다 다소 무게가 떨어지는 국제전화나 TRS.CT-2 등 이른바 "마 이너리그" 진입을 준비해 왔던 20~30위권의 기업들이 PCS분야로 방향을 급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우선권을 가진 한국통신에게 돌아가는 1장의 티켓을 제외한2개의 PCS사업권 경쟁률이 최소한 10대1은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CS를 제외한 국제전화.TRS 전국사업 등 중량급 사업 분야에도 준재벌이나 중견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기아그룹은 아예 TRS사업 준비를위한 별도의 법인(기아이동통신)을 설립했고, 일진그룹은 총수의 직접 지휘 아래 국제전화 사업팀을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90년대 초반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동부.동양.쌍용그룹도 20세기 마지막 기회로 보이는 이번 사업권 경쟁 에재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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