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체 상륙 밀물

국내 유통시장 완전개방을 1백여일 앞두고 일본 전자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간 한국시장 진출을 모색해오던 마쓰시타전기(송하전기)가 영상기기분야 에서 기술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아남과 손잡고 파나소닉.내셔널브랜드의 프로젝션TV.세탁기.청소기를 국내 시판키로 하고 20일 제품발표회를 가졌다.

소니는1백% 외투기업인 한국소니를 설립해 이미 전국적으로 50여개가 넘는대리점망을 구축, 지난 6월부터 워크맨 이어폰 액세서리 등 소형품을 중심으로 영업을 벌이고 있다.

또 전화기 통신기기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산요(삼양)사가 대리점 형태의 진출을 위해 국내 유통을 대행해 줄 거래선 물색작업에 나서 현재 한 업체와 구체적인 거래조건을 협의중에 있다. 이와 별도로 국내 AS전문점 구축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아이와사는 일찌감치 대한진출을 끝내고 휴대형카세트시장에서명성을 더 높이고 있고、 샤프사도 한국샤프 대리점을 통한 제품판매로 짭짤 한재미를 보고 있다.

이로써 워크맨 등 소형가전에서부터 세탁기 프로젝션TV 통신기기 등에 이르는 각종 일산 전자제품이 한국시장에 얼굴을 내밀게 됐다. 이들 일본업체 의 진출은 수입선 다변화조치에 따른 규제에 의해 품목다각화등 당장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일본업체의 국내진출은 큰 위협 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최근 영업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소니의 경우 현재 월매출은 3억원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내 대형 가전대리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6~7년전에 일찌감치 진출해 나름대로 시장을 넓혀온 아이와 JVC 등은 미니컴포넌트.휴대형카세트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보이며 국내업체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영향이 결코 작지않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것이다.

우선 이번 아남과 마쓰시타의 제휴로 가시화된 것처럼 일본업체와의 제휴 를통해 종합가전업체로 부상하려는 중견 전문업체와 가전3사와의 경쟁구도가 그려지는 등 가전업계 구조재편이 예상되고 있다. 또 용산 남대문 등 전자상가에 밀집해있는 영세 수입상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기술개발이나 유통체계 개선노력에 따라 파급효과 가상상외로 심각할 수도 있다는 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세계 각국에서 현지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일본업체들로서는 우선 자국이 아닌 제3 국 현지공장 생산제품을 들여오는 식으로 수입선 다변화규제를 피해나가는한편 품질보증 애프터서비스를 통한 신인도 쌓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일산 전자제품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에 대한 반감이 만만치 않아 이 양극에서 일본제품의 약진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내년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에 이어 98년까지 수입선 다변화제도 등 규제조치를 모두 해제한다는 스케줄이 예정돼 있는만큼 일본내 모든 전자제품의 우리나라 판매는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점포 대형화와 판매기법 및 물류시스템의 선진화가 우리나라 전자유통업계의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김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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