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역수입 실태와 대책

수출용 카메라의 역수입이 성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번에 약 2~3억원 규모로 역수입되는 국산카메라 는국내 권장소비자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거래돼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있어 카메라시장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회사는 수출물량이 가장 많은 삼성항공. 동남 아등에 줌카메라를 수출하고 있는 삼성항공은 역수입물량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역수입업자들은 판로를 확보해 놓고 수입을 하기 때문에 카메라업체들이 수입경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영문설명서도 한글 설명서로 다시 제작해 판매하는 치밀함을 보여 단속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주 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점에 비추어 역수입제품이 아니라 선적이전에 빼돌린 제품으로 보고 있다. 즉 서류상으로만 신용장이 개설된 상태에서 선적이전단계에 유통시장으로 곧바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이같이 역수입이 성행하는 것은 생산업체들이 수출가를 너무 낮게 책정하 여수출하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카메라 수출가가 너 무싸 다시 수입해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무역상들의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판매가격보다 수출가가 현격히 낮은 상태가 계속되는 한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는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일본 카메라에 비해 뒤지는 상황에 서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수단은 가격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카메라업체들은 일본업계가 석권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저가로 공략、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소비자가가 너무 높아 역수입을 조장한다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

재경원에서도 국내소비자가가 너무 높다는 판단하에 소비자가를 10%정도 인하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업계의 반발이 상당하다.

수출할 경우 수입하는 측에서 광고비를 부담하지만 국내에서는 제조업체가 부담해야 하므로 그만큼 소비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변이다. 또 유통체계가 복잡하여 중간상의 마진을 담보해 주기 위해서는 가격상승 이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모델당 몇 백만개씩 판매되는 미국 등 대규모시장에 비해 연간 총 50만대에 불과한 국내시장은 가격인하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연간 수십억씩 적자를 보면서도 반도체 제조 등의 기반이 되는 광학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카메라산업에 계속 투자하고 있는 업계의 노력을 이해해 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역수입카메라가 성행하는 데는 제조업체들이 져야 할 일단의 책임도있다. 국내 카메라업계는 대규모 물량을 싼 가격에 처분하는 편법유통을 근절시키는 한편 유통단계축소 등을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하여 국내소비자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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