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습관이다. 언어가 인간의 기본적인 지각의 범주와 인식의 작용을 일정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독립변수는 정신이고 언어는 다만 그 정신의 함수일 뿐이다. 따라서 언어는 정신의 색채를 외연화하는 인화지로 볼수 있다. ▼우리 민족은 "한글"이라는 독창적인 언어를 갖고 있다는 게 큰자랑이다. 그러나 남과 북은 오랜 분단에서 오는 언어적 괴리현상으로 의식 의 균열을 가져 왔다. 그 결과 서로를 보듬기보다는 밀쳐냈고、 이해와 공감 을 얻기보다는 배제와 증오를 키워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어적 습관의 단절이 민족정신을 좀먹고 공동체 삶을 훼방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남과북에 만연된 의식의 병리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신의 인화지 인 언어를 통일시켜야 한다. ▼한글 컴퓨터 자판.코드.자모순.전산용어에 대한 민족공동사용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한 한글컴퓨터처리국제학술대회가 중국 연길에서 지난 14일 개막됐다. 오는 16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국측 단장인 경희대 진용옥 교수가 밝힌 대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통일을 촉진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작업"을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멀티미디어같은 혁신매체가 언어의 통로를 형성하는 정보화사회에서는 한글의 컴퓨터 화와 컴퓨터의 한글화가 통일기반을 구축하는 데 더 없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통일한국의 언중들은 정보화사회에서도 한글의 원래적 기능이 훼손되지않는 방향으로 표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아무리 한글의 컴퓨터화나 표준화가 중요하다 해도 구두에 신을 맞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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