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장비 생산 급신장 의미

올들어 뚜렷해지고 있는 국내 장비생산의 급증세는 그간 강조해온 국내 반도체 장비산업의 기술력 제고 및 균형발전을 조금이나마 가시화시켜준 사례 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반도체산업은 D램으로 대표되는 소자산업에 편중돼 가파른 성장세를유지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생산기술만을 중시해온 D램 위주의 투자에 밀려 주변 관련산업은 전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형적인 성장이었다. 특히 기반산업이라 할 수 있는 장비의 경우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조립장비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산업의 호황세가 극점에 달한 수년전부터 장비 국산화를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를 위한 소자업체와 장비업체간의 협력관계도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올들어 국내 장비생산이 전년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나는 폭발적인 성장 을구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수요업체인 국내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생산 능력 확대에 힘입은 바 크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숨은 노력도 적지 않은 작용을 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외국업체들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전공정장비시 장에서의 국산 점유율이 올해 처음 두자리 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점을 청신 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조립.검사 및 유틸리티 장비가 중심이 돼 온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최근들어 가장 까다로운 핵심 전공정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높아지고 있는 것은 장비 국산화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와 관련업계가 추정하고 있는 올 장비시장은 22억달러 정도. 이는 삼성전자.LG반도체.현대전자.아남.대우.한국전자 등 국내 6개 업체들 의투자계획 자료에 근거한 추정치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들 6개사의 올 반도체 장비 구매액은 큰 폭의 호황세를 누린 지난해(19억7천달러)보다 15% 가까이 늘어난 22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국내 생산 반도체장비의 구매액은 지난해에 1천5백80억원에서 올해에는 3천5백80억원으로 무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 라전체 장비구매액중 국산 사용비중도 지난해 11% 수준에서 올해에는 20% 에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국내 반도체장비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전공정장비의 경우 올해 전체 시장규모로 추정되는 12억5천만달러 가운데국내 생산제품의 비중이 8백50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10%를 돌파하는 개가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에 비해 무려 4%나 늘어난 것으로 올들어 한국DNS.국제일렉트릭코리아 등 외국 합작법인들이 트랙장비와 퍼니스.스테이션 등의 생산을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이들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고 램리 서치사가 천안공장 가동을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전공정장비의 국산 화와 관련한 상승무드는 내년을 기점으로 한층 고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태석기계.미래산업.한미금형.한국도와 등이 주도하고 있는 조립.

테스트장비와,한양엔지니어링.한국아토.KC테크 등이 선전한 관련장치 유틸리티 분야에서도 지난해 국내 생산보다 각각 2배 이상씩 늘어난 1천5백60억 원과 1천1백60억에 기록할 것으로 보여 국산화 비중 또한 두 분야 모두 40% 를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올해 6억달러로 추정되는 테스트장비 시장의 경우 극동뉴메릭 등 일부업체가 로직 및 TR 수준의 테스트장비를 생산할 뿐 아직도 일본.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95%를 훨씬 넘고 있어 국산화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그러나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국내 장비생산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합작 또는 단독투자로 설립된 상당수의 장비업체들이 최근들어 속속 가동에 들어가고 있으며, 반도체시장 호황과 맞물려늘어날 수요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붐이 국내생산 장비 구매비중을 한층높여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장비발주시 국산화 계획서 첨부를 요구하는 등 장비 국산화를 부추기 는반도체 소자업체들의 강력한 의지는 이같은 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고 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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