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길목이다. 바람도 제법 서늘하게 느껴진다. 가을 을알리는 입추와 더위를 멈추게 한다는 처서도 지났으니 그럴만도 하다. 여름의 막바지에 내리는 비는 가을을 재촉하는 전령사나 다름없다. ▼가을은 하늘에서 내려온다. 높푸른 하늘에서 가을을 본다. 가을은 바람을 타고도 온다. 반소매 옷자락에 스며드는 썰렁한 촉감에서도 가을이 익는다. 가을은 애절한 소리로도 느낀다. 귀뚜라미가 가을을 알리는 대표적인 메조소프라노다.
자연은가을을 시청각을 통해 입체적으로 발산한다. ▼사계를 놓고 볼 때 고독과 사색은 아무래도 가을의 몫이다. 더운 여름에 고독을 느끼고 사색을 한다는 것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고독하지 않은 사람곁에는 앉을 자리가없다 는 말이 있다. 여유가 없으면 고독이 파고들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고독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차원높은 감정이라는 얘기다. 사색은 쓰디쓴 고독을 달콤한 사유로 승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고독과 사색은 뿌리가 같다. 그래서 옛철인들은 "사색의 깊이가 깊을수록 말은 적어지고 침묵이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고 했던가. ▼우리도 한번쯤은 사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자. 칸트의 지적 탐험을 통해 인간이 고독을 먹고 사는 사유의 존재라 는 것을 한번쯤 음미해보자. 이 가을에는 우리 모두가 대자연이 준 풍성한 사유의 음식"을 먹고 참인간으로 거듭나 밝은 세상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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