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이 향상되면서 가격을 기존제품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춘 노트북PC출시와노트북시장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추세가 맞물리면서 이달 들어 노트북시장 의 가격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시장규모도 크지 않고 변동폭도 작은 국내 노트북시장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것은 7월말 삼성전자가 10.4인치 TFT LCD를 장착한 486DX2/66MHz의 노트북PC 를 2백8만원, 486DX4/1백MHz급을 2백50만원에 본격 시판한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기존 판매되고 있는 노트북PC의 동급사양과 비교해볼 때 무려 1백만원이 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노트북PC 시장의 가격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의 신제품은 486DX2/66MHz의 경우 기본메모리 4MB에 HDD 3백40MB이고, 486DX4는 기본메모리 8MB에 HDD 3백40MB이며 하이버네이션 기능과 멀티미디어 를 이용할 수 있는 도킹스테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TFT LCD가 DSTN 컬러LCD 보다 장당 60만원 이상이 비싼데다 10.4인치의 대형 TFT LCD를 장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기존 노트북PC보다는 무려 1백50만원 정도 싼 가격이 다. 완제품 수입이나 부분조립에 그치고 있는 동종업체들은 "가진자의 횡포 라는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0.4인치 TFT LCD의 가격이 장당 1백만원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완제품 가격이 2백만원에 불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발표가 나온 후부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별다른 묘수는 찾기힘든 실정이다.
지금까지 용산전자상가등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는 노트북컴퓨터는 비수기 임에도 불구하고 가격하락세가 극히 미약한 품목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와비교해볼 때 대기업제품의 경우는 가격변동이 거의 없었으며, 대만제 수입품 의 경우도 10만원 안팎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주요 대기업들이 판매해 온 노트북PC 가격도 486DX2의 경우 8.4~9.5인치의 DSTN 컬러 LCD를 채택하면서 소비자가격이 2백50만원선이었고 9.5인치 TFT 컬러LCD를 장착한4 86DX4/75MHz는 3백70만~3백90만원을 형성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노트북의 사양은 486DX2 50기종에 DSTN LCD가 주류를 이루어 왔다. 고급사용자를 위한 TFT 컬러모델도 일부 출시되고 있으나DSTN에 비해 1백만원 정도의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어 일반사용자들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있다. 지난해 6만대 수준에 그쳤던 국내 노트북PC시장은 올해 15만대 수준에 이르는 한편 매년 2배 정도의 성장을 계속해 오는 98년에 1백만대 수준에 이르러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3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가능성이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전체P C시장에서 노트북PC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0% 정도에 이르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5%선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스크톱PC의 내수 폭발과 함께 이 분야에만 주력해 온 주요 PC메이커들이 최근 잇따라 노트북P C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노트북PC 사업강화를 선언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공통의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삼성의 노트북PC 가격인하는 떠오르는 황금시장에서의 기선 제압용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백만원을 넘던 레이저프린터의 가격을 60 만원대로 대폭 인하한 조치도 결과적으로 업계의 가격인하 경쟁을 촉발, 소비자의 이익으로 직결되었던 사실에 비추어볼 때 현재의 시장규모로만 계산 하면 적자이지만 시장확대폭을 감안하면 흑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노트북시장은 대만제 OEM제품이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까지만해도 뉴텍코리아, 내외반도체, 틴맥스 등이 국내에서 전량 자체 조립라인을 가동시켜 왔으나, 현재는 완제품 수입판매와 자체조립생산을 겸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자체 조립라인으로 전량 조립하는 업체는 삼성전자나 LG전자등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노트북PC의 3대 핵심부품중 CPU를 제외한 LCD와 D램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시장마저 대만에 잠식당하고 있는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이같은 특단의 조치를 통해 내수기반을 구축한 뒤 점차 수출시장 개척에도 나서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보다 싼값에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과 국내 노트북PC 시장 활성화를 촉진 할 것이라는 두가지 긍정적인 결과론이 나돌고 있는 반면 노트북PC 시장에서 경쟁상대를 무력화함으로써 1개 업체에 의한 시장지배를 가속화할 것이라는우려도 있다.
LG 삼보컴퓨터 등 경쟁업체들은 현재로서 별다른 가격인하를 고려할 수 없는실정이다. 다만 내년초부터 펜티엄에 멀티기능을 지원하는 고급기종으로 차 별화된 시장을 형성해 나갈 것이라는 밑그림을 마련했을 따름이다. 이 가운 데 LG전자는 11월 TFT LCD라인이 본격가동에 들어가면 삼성과 비슷한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는 계획도 세우고 있어 노트북시장의 거품없애기에 동참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트북은 특성 상 CPU나 램등의 부품 가격변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상품이다.
데스크톱이나 조립PC의 경우와 다르게 노트북은 대부분 완제품으로 수입되기 때문에 부품이나 주변기기의 가격변화와 노트북의 가격변동은 별다른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다. 또한 데스크톱처럼 본체 내부의 공간이넓지 않기 때문에업그레이드가 용이하지 않다. 노트북 구입자들은 어느 정도의 가격부담을 안 고서라도 최신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모델의 변화가 다른 제품에 비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트북의 가격인하는 특성상 비수기로 불리는 여름 장마 철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가격변동측면이 더욱 우세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는 단종될 모델이나 호환성이 적은 제품들이 덤핑판매되는 것이가장 큰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제품 출시 후 구모델에 대한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립업체나 수입업체에서 구모델의 가격을 인하시켜 유통시키기 때문이다.
수입 노트북의 상당수는 20~30%정도 하락된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집계되 고 있다. 일례로 5월중 소비자가격이 3백28만원이었던 필립스 "NB403CS" 기종은 2백30만원에, 권장소비자가격 2백30만원선인 컴팩 "컨추라에어로33C"는 1백5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구모델들이 고스란히 재고로 남기 전에 메이커들은 할인판매 등으로 가격을 인하하기 위해서 마진율보다는 재고부담을 피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지닌다. 현재 삼성 전자의 가격파괴 모델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찾는 사람은 많지만 구하기 힘들어 대기수요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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