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의 제목은 드라마의 첫인상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래서 대부 분의 작가와 연출자들은 좋은 이름을 생각해 내기위해 며칠밤을 끙끙 앓기도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드라마들이 외국의 인기 영화나 뮤지컬에서 따온 제목을 그대로 쓰고 있어 손쉽게 인기를 올리려는 얄팍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청자들도 원제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줄거리의 드라마가 방송 됨에 따라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KBS 2TV 주말연속극 "젊은이의 양지".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미국 영화 "A Place In The Sun(국내개봉 제목-젊은이의 양지)"에서 제목을 따온 이 드라마는 신분상승을 꾀하다 파멸하는 젊은이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기둥줄거리에서는 일치하지만 배경이나 구성은 판이하다.
12일 첫선을 보인 SBS TV 미니시리즈 "신비의 거울 속으로"도 유명 뮤지컬"M agic In The Mirror"의 제목을 그대로 따왔다. 이 작품 역시 뮤지컬 스타 지망생들이 등장한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다.
이 드라마는 잠실 롯데월드를 무대로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데 86년 롯데월드 예술극장 개관 당시의 공연작이 "신비의 거울 속으로"여서 묘한 연관성을 풍기고 있다.
SBS TV 제작국의 운군일 부장은 "당초 "신비의 거울 속으로"를 각색한 드라마를 만들려다가 어려운 점이 많아 구성을 새롭게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제목을 다시 바꿀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신비의 거울 속으로"라 는 제목이 시청자에게 알려졌기 때문에 바꾸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현재 해외촬영중인 KBS 2TV 미니시리즈 "프로젝트" 역시 성용 주연의 홍콩영화 시리즈와 제목이 같아 혼란을 주고 있다.
외국의 영화나 뮤지컬에서 제목을 따온 경우에는 비난의 대상이 되는데 그치지만 국내의 작품에서 따올 경우에는 시비와 논란의 대상이 된다. 일종의 표절이기 때문이다.
9월 방영 예정인 KBS 2TV 미니시리즈 "바람의 아들"은 현재 모 스포츠신문의 연재만화와 제목이 같아 작가 방학기씨와 해당사가 KBS에 강력히 항의를 해놓은 상태. KBS측은 원만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 대비해 제목을 바꾸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MBC TV 주말연속극 "서울의 달"도 당초 제목 은 "서울의 달빛"이었으나 동명소설의 작가인 김승옥씨가 항의하는 바람에 방송직전에 급히 제목을 한글자 줄이는 해프닝을 벌였다.
기획까지 마친 드라마의 제목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 1TV 일일연속극 "바람은 불어도"는 지난해 10월부터 KBS가 2TV로 방영하려던 주말연속극의 제목. 그러나 작가 허숙씨와 캐스팅에 관해 이견을빚는 바람에 무산되고 이희우 극본의 "딸부잣집"이 대신 방송됐다. 현재 허 숙씨는 SBS TV 일일연속극 "사랑의 찬가"를 집필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방송사측에서는 "유명 작품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발상에 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탓"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보다 창의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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