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건조세탁기 개발주역 박찬규 선임연구원

유럽의 드럼식 세탁기처럼 빨래를 햇빛에 말리지 않고 세탁조 내에서 건조까지 해결할 수 있는 세탁기는 없을까.

장마철로 들어서면 주부들、 특히 맞벌이 부부들에게 한번쯤 스쳐 지나가는생각이다. 이번에 건조세탁기를 탄생시키는 데 앞장선 대우전자 박찬규(36) 선임연구원 도 소비자들의 생각과 차이가 없어 탈수 이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탁 기를 착안해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드럼식 세탁기만이 건조가 가능하다는연구원들의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타사의 연구원 중에서도 박선임과 같은생각으로 건조까지 해결할 수 있는 펄세이터방식의 세탁기 개발을 시도했으나 아직까지 가시화된 성과는 없다.

지난 92년말부터 동료 연구원들과 팀까지 구성해 건조세탁기에 도전한 박선 임도 몇 차례씩 중도하차의 위기를 넘겼다. 그가 건조세탁기의 개발을 지상 과제로 삼아 밀어부친 것은 공기방울세탁기가 히트하기 시작한 이듬해부터 다. 공기방울세탁기가 국내시장에서 인기를 모으자 회사에선 이 세탁기를 수출 주력 상품으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현지생산 전략을 가장 강력하게 밀어부친 부서가 바로 세탁기 사업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럽은 드럼세탁기、 미국은 봉세탁기가 각각 주도하고 있고 일본은 펄세이 터방식을 우리나라에 전파시킬 정도로 앞서 있어 단순히 공기방울세탁기만으 로는 승산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건조세탁기의 개발이야말로 이같은 문제를 해소시킬 수 있는 첩경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제 개념을 잡아가면서 초기단계에 들어선 건조세탁기만 성공적으로 개발완료하면 일본은 물론 유럽시장을 공략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세탁조 내에서 건조까지 실현시키려면 무엇보다 엉킴문제를 풀어야하는 게 선행과제였다. 그래서 3~4바퀴씩 반전하면서 돌아가는 회전판을 반 바퀴 이내로 줄여 좌우 반전시키는 건조수류를 먼저 개발했다.

그 다음은 열풍을 공급하고 세탁물을 어떻게 골고루 건조시키느냐가 관건이 었다. 특히 가장 적은 양의 열풍으로 세탁물을 빨리 건조시키는 문제는 세탁 기 본연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열쇠였기 때문에 더욱 진통 이 따랐다.

그리고 회전날개의 회전주기에 따라 건조속도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수십 차례에 걸친 반복시험 결과에서 얻어냈다. 0.3초씩 왼쪽으로 3번、2 0초 쉬었다가 0.3초씩 오른쪽으로 3번 회전시켰을 때 평균 건조효율이 가장높은 88%선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확인하는 순간, 건조세탁기는 상품성을 띠게 됐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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