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기업과 러시아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통신망 제어시스템을 개발, 러시아 국내의 정보통신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에는 기술표준과 규격이 다른 통신장비들이 여러가지 도입되어 있어서통일적인 정보망 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정보통신망이 효과적으로 통제되지 않음으로써 통신의 질과 수준을 떨어뜨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러시아의 정보통신 수준이 서유럽에 비해 20~25년 정도 뒤처져 있다는 평가 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이 문제를 "텔리소프트웨어"라는 이탈리아 합작기업이 해결해냈다. 러시아 정보통신부는 "이제야 국내 정보망을 현대기술의 바탕위에서 체계적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됐다"고 이번 일을 평가하고 있다. 수입되는 외국 의 통신장비들이 러시아의 통신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은 인정하더라도 국내 의 통신사업자들이 각양각색의 통신설비들을 사용하는 데서 오는 망관리의 비효율성은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핵심은 프로그램 차원에서 망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있다는데 있다. 말하자면 통화량의 자동 등록이라든지 통신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의 제거가 이용자들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빠른 속도로 이뤄지게되었다. 이런 기술은 바로 통신의 질에도 영향을 미쳐서 교환기 부담도 덜어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무기가 산재한 러시아에서는 국가망을 정부가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대중적으로 이용되는통신시스템을 위한 자체적인 관리 소프트웨어가 없었던게 사실이다. 러시아 에서 통신시스템을 판매하는 외국기업들도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통신운용체계는 비밀에 부치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코드조차 공개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하는 외국기업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외국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업체가 자기들이 갖고있는 기술을 러시아와 나누기로 한 것이다. 통신 소프트웨어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이탈리아의 텔리소프트웨어사가 1년 전에 정보통신부 블라지미르 불 가크장관에게 요청서를 낸 것이다. 러시아의 국내 정보통신망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블랙박스"를 러시아의 프로그래머들과 공동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비교적 단가가 높지 않으면서 우수한 러시아의 고급 두뇌들을 활용 하여 장기적인 사업계획과 연결시키겠다는 포석이었다.
국내망에 접속되어 있는 모든 정보통신망을 정부가 통제할 수 있게 하겠다는제안은 러시아 정보통신부로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결과 오늘의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측으로서는 정보통신부 산하에 있는 두뇌 본부격인 "쓰니"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개발된 통신제어프로그램은 곧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통신제어 소프트웨어는 주로 특정 교환시설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국제규격을 갖는 근거리통신망에도 적용할 수 있고 지역망에도 응용 이 가능하다고 프로그래머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망에서도 운용되며 하나의 서버로부터 여러 다른 시스템, 예를들면 도시교환망.이동통신망.위성통신망의 작업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연구 팀은 밝히고 있다.
이 시스템은 비상시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즉 불이 난다거나 통신시스템이 예기치 못한 사유로 고장이 날 때 이 시스템은 스스로 알아서 장애가 생긴 부분을 찾아내 장애가 파급되지 않도록 신속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 국제통신요금을 자동으로 계산해내거나 통신 부하가 어느 정도 걸릴지 진단해내는 계산기능과 예보기능도 이 시스템은 갖추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통신제어 프로그램이 당장 러시아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통신 운용체계 시장의 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신망이 있는 곳에는 이같은 제품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보통신부가 외국기업인데도 불구 하고 통신 제어체계 개발에 커다란 지원을 해준 사실이 밝은 전망을 암시해 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여 미국의 벨연구소와 독일의 지멘스도 러시아의 현실에 맞는 통신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