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부 가전대리점과 전자제품전문점들이 무자료거래와 이와 관련된 카드전표 수수를 관행처럼 해온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가전대리점 산하의 체인점등 2차 가전유통점이나 중간 도매상등은 대리점처럼 일정한 마진을 보고 판매하지 않는다. 제품의 유통상황에 따라 마진을 달리한다. 일정한 마진을 보고 판매할 경우 대리점에 비해 경쟁력이 뒤지기 때문이다. 특히 중간도매상들의 마진은 평균 5%정도이고 수요에 비해 제품공급이 많을경우 마진은 1%로 줄어들때도 있다. 때문에 매출 규모대로 세무서에 신고할 경우 일률적으로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감당할 수 없는 것도당연하다. 그런만큼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무자료거래를 할수 밖에 없다.
중간도매상들은 "1~5%의 낮은 마진을 보고 물건을 팔고 있는데 세무서에서 는 일반 유통점과 동일한 마진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높은 세율을 적용 해 어쩔 수 없이 무자료거래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내야할 세금 을 감안해 매출 규모를 줄여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매출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세금계산서 발급을 기피해왔다는 것이다.
중간도매상들은 또 일부 대리점들이 자금변통을 위해 제품을 싼 값에 내놓아이를 구입할 경우 이같은 이유로 세금계산서 받기를 거부하는 이들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제는 무자료거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개정 조세법에 따르면 매출과 건당 마진율등을 성실히 신고할 경우 이를 인정하도록 되어있다. 그만큼 앞으로 국세청의 전국적인 세무조사에 대해 가전대리점들 이 무조건 우려해야할 상황은 아니다.
이는 매출과 건당 마진율을 성실히 신고해왔다면 상관이 없고 또 신고금액에 맞게 세금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무자료 거래등 비정 상적인 거래 행위를 계속할 경우 단속대상이 된다. 단속대상의 판단은 세무 서에 달려있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성실히 신고할 경우 불이익을 받지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의판매실적과 이에따른 마진을 가지고도 과중한 세금 부담없이 점포를 유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국세청의 확고한 입장이고 이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 이 끝났다는 것이 유통점들에게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이같은 점을 감안해 일부 가전사에서 국세청 직원과 세무사를 동원、 대리점 교육에 나서고 있다.
대리점과 유통점이 변경된 조세행정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무조사의 표적은 판매일보와 상품수불부 두가지. 따라서 이들 장부의 작성을 세무사 사무실에 의존하지말고 매장에서 일목요연하게작성하라는 것이다.
국세청의 권장 마진율이 없어졌기 때문에 실제 마진을 기록하는 것은 필수적 이다. 실제 마진율을 인정받고 이를 기준으로 세금이 산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세금 계산서도 판매한 제품의 마진 폭과 관계없이 판매금액 대로 발행 하면 된다. 무거운 세금을 우려한 무자료 거래를 하지않아도 성실한 세금계 산서 발행시 세무조사를 당할 이유가 없고 세무조사에서도 하자가 발생할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전혀 어렵지 않은 대응방법이다. 그러나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몇가지 담보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행정관청이 얼마만큼 과거의 매출 이나 마진율을 덮어주는가 하는 것이다. 1%의 마진율을 보는 업주가 세금 때문에 매출을 10분의 1로 줄이고 마진율을 10%로 신고한 경우와 성실신고 를 하겠다는 의도로 30억원 매출에 1%의 마진율로 신고한 경우등 두가지 모두 세무조사등 불편을 겪지 않을 수 있다는 보장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외형이 많은 업체를 표적으로 실시해온 세무조사 관행이 없어져야하고 소위 밑지고 팔아 환급을 요구할 경우 일방적으로 불성실 신고로 매도돼 조사를 받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를 시행하는 행정관청과 해당자들의 신뢰가 형성되지않을 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점을 세무관계자들이 인지해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점에서 현재 대대적인 단속으로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국세청 의 입장은 다소 성급한 것으로 지적될 수 있다. 자율신고제도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강압으로 자율을 만들어 내기보다 충분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 업계 스스로 이를 받아들여 진정한 의미의 자율을 이끌어 내는 인내를 보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주용기자>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4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5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6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7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8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9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10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