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유통시장 완전 개방을 앞두고 용산전자상가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외국 유통업체들의 진출에도 거뜬히 견딜수 있는 상가로의 변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상적인 상거래를 통한 유통업계의 체질강화가 긴요하다는게 전문가들 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용산전자상가가 명실상부한 국내 전자유통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무자료거래와 무질서한 상거래가 지속되는 한 용산전자상가는 갈수록 소비자 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상화된 변칙거래、 절대강자의 끝없는 횡포、 절망과 회한속에 절치부심하며 재기를 노리는 패자들의 한탕주의가 뒤엉켜있는 용산전자상가가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유통상가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상인들 스스로 이러한 야사들을 하나둘 벗어 던져야한다는게 뜻있는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우선 용산상가 상인들의 상거래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용산상가 상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자료거래의 근절은 용산전자상가 상인들 스스로해결해야할 주요 과제다. 탈세와 비정상적인 유통마진을 챙기기 위해 하고있는 무자료거래는 아직까지 상가내에서는 당연한 거래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무자료거래는 그 원인을 찾기가 힘들만큼 대단히 복잡하다. 때문에 단기간에 근절되기는 힘들다. 그래서 심각성이 더 크다.
용산전자상가에서 무자료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상인에게만 원인이 있는게 아니다. 정부의 조세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때문에 해결방법도 상인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조세제도의 개선、 특소세 인하등이 꼽히고 있다.
무자료거래 때문에 용산상가는 국세청및 관할 세무서의 무차별적인 세무조사 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상가관계자들은 뾰족한 대비책도 없다. 속 수무책일 뿐이다. 세무조사 받아 억대의 세금을 물더라도 무자료거래를 반복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소규모 유통상들의 입장이다. 그렇다고 정상거래를 할수도 없다. 정상적인 거래를 하고서는 도저히 사업체를 운영할 수 없다고 이들은 토로한다.
극히 한정된 것이지만 대기업 대리점을 중심으로 자료거래를 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둘째는 밀수와 덤핑의 근절이다. 막대한 시가의 차액을 노린 밀수의 결과는도미노현상이다. CPU와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주변기기등의 밀수는 유통 업계 스스로 목을 죄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단기간내에 목돈을 마련、 한번 마진좋은 물건을 잡아보겠다는 상인들의 의식 또한 시급히 전환돼야 한다. 한탕주의와 밀수、 덤핑제품을 선호하는 상인들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반복될 수밖에 없고 용산전자상가의 가격질서 회복은 구두 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상적인 상거래 정착만이 용산상가의 잇따른 부도와 이에따른 도미노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신용사회에서 한 개인의 경제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 부도이지만 용산의 상인들은 부도와 재기를 밥먹듯 한다. 부도에 대한 사회적.도덕적 책임 불감 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부도를 맞아도 개명내지 제 3자를 내세우면 그만이다"라는게 용산 야사 주역들의 마인드다.
사채업자와 악덕업자를 탓하기에 앞서 고금리의 사채와 비정상적인 이윤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유통상들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용산전자상가내의 많은 유통상들이 이제는 야사보다 정사로 승부를 내야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건전한 유통구조만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오늘도 수백억원대의 전자제품들이 들어가고 나오는 용산전자상가의 야사가 사라질 날을 기대해본다. <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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