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주)이 국내 AC모터산업을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면 DC모터분야에서는 태림전자 대표 박창권)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성신과 태림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회사 설립시기도 73년으로 같고 모터선발업체로 AC와 DC제품으로 나뉘어 20년 넘게 모터전문업체의 외길을 걷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현재에서의 명암은 뚜렷하다. 성신이 AC모터시장에서 굳건히 제자리 를 지키고 있는 반면 태림전자는 일본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밀려 거의 명맥 만을 유지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거론되고 있으나그중에서도 기술개발투자시기의 실기등이 무엇보다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어후발업체들에게 주는 교훈 또한 남다르다.
태림전자의 박회장이 모터사업에 손대기 시작한 것은 73년초. 6.25때 통역관 을 지낸 것을 인연으로 미8군에서 세탁소.양복점등으로 돈을 번 박회장은 부산을 무대로 냉동수산물무역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태림물산을 세웠다. 이과 정에서 일본모터업체인 약전기사를 알게된 그는 서울 사당동(현방배동근처) 에 모터조립공장을 차리고 곧바로 OEM임가공생산에 들어갔다. 첫 작품이 지금은 자취를 감춘 카세트용 에이츄렉모터다. 34파이크기의 커다란 이 기계식 거버너모터는 후에 태림이 오디오용 모터전문업체로 자리잡게 해주는 결정적 인 역할을 하게 된다.
태림은 70년대후반 OEM생산에서 벗어나 카오디오전문업체인 수다전자 백산전자의 전신)와 보고산업등에 이 모터를 내수공급하면서 비로소 오디오용 DC모 터전문업체로 자리를 잡아간다.
당시 사당동공장에는 7백50여명의 생산직사원들이 맞교대로 모터를 조립할 정도로 태림의 모터생산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70년대말 2차오일쇼크가 터지고 합작선인 일본약전기사가 당시로는조금 빠르다 싶은 중국진출실패로 도산, 태림도 위기를 맞게된다.
박회장은 "이 문제의 수습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는 비행기안에서 이대로 공해상으로 떨어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을 정도로 괴로운 시기였다 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동안 번돈으로 사두었던 땅까지 처분하면서 버티고 있던 태림전자를 결정 적으로 회생시킨 것은 정부의 계열화시책이다.
국내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선정한 계열화품목에 바로 이 오디오용모터가 포함돼 있었다. 당시 개발에 성공한 오토스톱용 기계식 거버너모터는 이때부터 다나신(현AV코리아)을 비롯한 새한정기.한국마벨등 데크메커니즘업체에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추세는 오토리버스용 모터생산을 시작한8 4년부터 90년초까지 이어져 태림전자의 주가를 한층 올려 놓았다.
그러나 90년이후 마부치.마쓰시타.산쿄등 일본업체들의 전자식거버너모터가밀려들어오면서 기존 기계식거버너제품의 수요는 급감하게 된다. 동남아현지 에서 무인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대량생산되는 일산제품과의 가격경쟁은 태림에게는 무리였다. 인건비상승으로 수작업이 대부분인 기계식모터의 원가부담 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산모터의 대량유입은 태림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었다.
"당시 모터원자재가격이 80센트를 웃돌았는데 일본제품의 국내판매가가 80센 트정도에서 형성돼 있어 도저히 가격경쟁면에서 엄두도 못낼 지경이었다"고 태림의 이용헌전무는 회상한다.그는 또 신제품개발을 위한 투자인색으로 경 쟁력확보에 실패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드라이브IC등의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해야했던 당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인다.
이후 태림전자는 경쟁력회복을 위해 전자식거버너 모터를 개발하는 등 뒤늦게나마 기술개발투자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항상 한발 늦은 신제품출시와 가격경쟁의 열세로 일산모터에 맞서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국내소형DC모터의 간판역할을 했던 태림전자의 약화는 결국 국내 DC모터산업 의 위축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한편 태림전자가 90년초까지 오디오용 DC거버너모터시장에서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거머쥐고 있을때 완구및 헤어드라이어등 소형 파워용 DC모터를 생산 하는 크고 작은 업체들의 부침은 계속되고 있었다.
효성전기가 70년대중반 부산북구에 공장을 짓고 완구.헤어드라이어용등 마이 크로모터를 본격 생산하고 나서면서 태림과는 다른 분야의 DC모터를 이끌어가는 한 축으로 부상하게 된다.
반면 신일정밀.대우전자등도 한때 일본 후지야사와 스타사와 각각 손잡고 오 디오용모터생산에 나서나 별 빛을 보지 못하고 사그러져갔다.
그후 80년중반에 접어들면서 한국삼협(후 정심전자)등처럼 일본업체들의 현지법인이 국내에 본격 상륙하면서 국내DC모터는 정밀모터분야로 시각을 넓히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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