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PC시장 선점경쟁 배경

"멀티미디어PC 시대가 열리는가".

그동안486에 눌려 크게 빛을 보지 못하던 멀티PC 판매량이 하반기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PC업체들도 멀티미디어PC 시장선점을 위한 신제품 출시및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어 멀티PC가 최근 시장 주도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PC시장이 그동안의 주도적인 흐름이었던 속도경쟁이 사실상 펜티엄을 끝으로종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속도 대신 기능성이 보다 강조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멀티PC의 부상은 이같은 기능경쟁 흐름에서 당연한 것이며 다만 상대적으로높은 가격으로 인해 그동안 판매가 다소 부진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구매의사를 갖게되는 PC의 가격대는 1백50 만원선. 멀티PC는 이미 이 가격대에 접근하고 있고 특히 PC업체들은 연말 할인판매 등을 통해 멀티PC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전략이어서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 멀티PC 시장을 연 것은 물론 그동안 PC시장 흐름의 선행지수 역할을 해온 용산상가 등 조립시장이라 할 수 있지만 5대 메이커 측면에서는 지난5월 "뚝딱Q"를 발표한 삼보컴퓨터가 처음이다.

이후 6, 7월에 삼성전자와 금성사가 각각 멀티PC를 발표, 이같은 흐름을 이어갔으며 펜티엄PC에 주력해온 대우통신도 이달중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 서 이제 5대 메이커들이 모두 이 시장에 참여하는 완전경쟁 시대를 맞게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멀티PC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들어서는 시점을 올연말 쯤으로 보고있다.

멀티PC 가격이 크게 하락,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당길만한 수준에 이른데다 그동안 기능경쟁에서 주도적인 흐름이었던 "그린"세력이 크게 퇴조를 보이고있어 대체품목에 대한 소비자욕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멀티PC의 판매량은 이들 제품이 발표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있어 대부분 업체들에서 멀티PC의 판매비중이 전체 PC판매량의 20% 수준에 이르고 있고 일부업체의 경우 50%선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도에는 전체 판매량의 절반이상을 이 멀티PC가 차지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PC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연말부터는 486을 기본으로 한 멀티PC가 우선 시장 을 주도하고 내년 2.4분기 이후에 펜티엄PC가 486을 급속히 대체해가면서 하반기에는 펜티엄을 기본으로 한 멀티PC가 전체시장의 주도품목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 PC메이저들이 멀티PC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PC업체들은 환경문제의 부각과 함께 선풍을 일으켰던 그린컴퓨터의 예와 같이 시장초기에서 기선을 잡아야만 향후 멀티PC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전력은 우선 멀티PC 시장을 주도해온 삼보컴퓨터가 한발 앞서있는 형국이나 그린컴퓨터로 확실한 이미지를 굳힌데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고있는 삼성전자와 치열한 순위다툼이 예상된다.

여기에다 금성사와 현대전자가 멀티PC를 그동안 부진했던 컴퓨터부문의 사업 만회 기회로 삼고 대대적인 공세로 나오고 있으며 대우통신도 펜티엄에서의우위를 기반으로 멀티PC 부문을 공략한다는 방침이어서 만만치않을 것으로보인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멀티PC가 대부분 기능면에서 비슷한 점을 감안할 때 시장주도권의 향배는 철저히 마케팅 전략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어느 기업이 시장초기 단계에서 이미지를 강력히 부각시킬 수 있는히트상품을 만들어 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으로 부각될 것이며 이는 결국 초기에 업청난 물량을 쏟아붇는 치열한 광고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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