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SW의 자존심"을 자처하는 한글과컴퓨터와 "컴퓨터왕국의 재현"을 꿈꾸는 한국IBM의 밀월관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운용체계(OS)를 통해 시장 석권을 노리는 (주)마이크로소프트와의 역학관계를 감안하면 양사의 밀월은 심상치 않다.
한글과컴퓨터와 한국IBM의 밀월은 한마디로 철저한 공생관계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글과컴퓨터는 한국IBM의 아킬레스건인 한글처리부문을 해결하고 한국IBM은 그 대가로 한글과컴퓨터의 확실한 고객이 돼 주는 것이다.
통합패키지 "한아름" 을 한국IBM이 최근 발표한 "OS/2 V3"용으로 이식시켜 주기로 한 것이 좋은 예다. 워드프로세서 "한글" 은 이미 지난 9월 "RS/600 0"워크스테이션용으로 이식됐다. 또 내달 정식으로 발표되는 윈도즈용 "한글 3.0"도 "OS/2 V3"용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국IBM은 지난 91년부터 PC용 슈트패키지 "블루팩"의 구성품목으로 한글과컴퓨터로부터 "한글2.0"을 대규모로 구매해 왔다. 또 지난 9월부터 도입한 "소프트실렉트" 프로그램의 한 품목으로 "한글2.5"와 "한아름" 을 구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아름"은 "밸류포인트"PC에 기본SW로 제공되고 있을 정도다.
양사의 이같은 밀월은 단순한 비즈니스차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면 을 보면 나름대로 분명한 속사정이 있다.
우선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주)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즈용 워드프로세서 "한 글워드"와 통합패키지 "한글웍스3.0"의 마케팅을 부쩍 강화하려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한글워드"는 "한글"과, "한글웍스"는 "한아름"과 각각 정면대결하는 상황이어서 한글과컴퓨터가 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도스용 "한글" 만 있을 뿐 향후 대세가 될 윈도즈용 은 시장에 입적도 시키지 못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기도 하다.
따라서 OS부문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IBM에 기술지원을 집중시킴으로써 (주)마이크로소프트와 힘의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이다.
반면 "OS/2 V3"를 통해 (주)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95"와 차세대 32비트 OS주도권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여할 입장에 있는 한국IBM 역시 한글과컴퓨터 의 적극적인 도움을 얻어야할 입장이다.
특히 "한아름"이나 "한글3.0"의 이식계획은 응용SW가 절대 부족한 "OS/2 V3 로 "윈도즈95"에 대응할 적절한 사용자 지원일 수 있는 것이다.
한국IBM은 또 PC사업분야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 삼보컴퓨터에 비해 후발이 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솔루션과 노하우가 절대 필요 한 입장인 것이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와 한국IBM의 이같은 밀월관계를 보는 국내 시각도 양분돼 있다. 긍정적 시각은 양사의 밀월이 (주)마이크로소프트의 힘을 분배시킬 수있는 최상의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PC부문에서 국내기업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시각의 축은 "국산SW의 자존심"을 내세운 한글과컴퓨터가 나무( 마이크로소프트)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함으로써 전체(국내시장)를 잃는 것이아니냐는 입장이다. 이같은 시각에는 또 한글과컴퓨터가 최근 미노벨의 윈도 즈용 워드프로세서 "워드퍼펙트"의 한글화 작업에 중요한 한글솔루션들을 제공한 것에 대한 비판도 포함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서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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