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축로봇" 개발 뒤뚱걸음;국내기술 취약

6축제어 산업용 로봇의 국산화가 최근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로봇국산화 열기는 국내자동화수준을 역으로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제조업에 자동화가 도입된지 20여년이 가까워지고 있고 다른 부문에서는의외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마당에 자동화의 꽃이라 불리는 로봇분야에서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 연구개발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마저 성공 가능성에 대해 한편으로 의문을 표하고 있어 로봇개발에 대한 범정부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전자조립분야에 활용되는 수평다관절형(4축동시제어)과 용접이나 핸들링분야에 적용되는 수직다관절형(6축동시제어)으로 구분되는 산업용로봇은 수직다 관절형이 핵심으로 국내취약기술분야는 바로 이 6축수직다관절형이다.

4축동시제어의 수평다관절형이나 2축직교좌표형은 삼성전자와 금성기전 등의 대대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따라 지금은 일본 등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나 수직다관절형은 개발노력이 부진했던데다 워낙 고기술을 요하다 보니아직도 초보단계에 있다.

대우중공업이 90년초 6축수직다관절로봇인 "노바 10"을 순수자체기술로 개발 해 국내기술진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는 했으나 상품화에는 결국 실패했고, 삼성전자가 지난해 축적된 컨트롤러 및 서보기술을 바탕으로 6축수직다관절 형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나 아직까지 상품화되지는 못했다.

현대중공업.대우중공업.기아기공 등 산업용 로봇생산판매업체들은 자체기술 로 시제품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문제는 국내업체들의 기술모국인 일본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존의16비트형 컨트롤러에서 고정도, 고속제어를 위해 32비트컨트롤러를 탑재한 제품을 주력모델로 내놓은데 있다.

현대중공업의개발과정이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1년 공업기반기술개발과제로 스폿용접용 로봇의 국산화 개발에 주력했으나 개발기간중 일본업체들이 32비트형 로봇을 주력모델로 내놓자 급히 개발목표를 상향조정하는 사태마저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술추세의 급변외에도 지금까지 일본업체들과 기술제휴생산에 나섰던 국내생산업체들이 제대로 된 기술한가지를 전수받지 못해 국내기술진들이 "과연 순수국내기술의 수직다관절로봇이 개발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는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조건이 열악하다 할지라도 국내기술에 의한 산업용로봇의 개발은 반드시 이뤄져야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는 개발 결과가 실패로 끝날 지라도 그 과정에서 축적한 작은 기술들은 국 내자동화산업의 기술축적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대우중공업은 SMT(표면실장기술)인라인시스템에 활용되는 칩마운터를손쉽게 상품화해 주목을 끌었는데 과거 "노바 10"개발과정에서 얻은 제어기 술이 3축제어의 칩마운터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됐다는게 관계자의 후담이다.

국내업체 개발노력이 향후 국내공장자동화산업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다는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개발과정의 기술축적은 물론이고 개발 이후의 상품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체제를 새롭게 해야된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연구개발에 대한 범정부차원의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태다.

지금까지 정부는 공장자동화산업 활성화와 기계류 부품.소재국산화 개발에 많은 지원을 해왔으나 의외로 산업용로봇 개발지원에는 난색을 표명했던 것.

산업용 로봇에 개발비가 지원되지 않았던 단적인 이유는 생산업체들이 대기 업위주로 편성됐다는 점이다.

빠른 성과와 충실한 결과를 위해서는 단일기업 혼자만의 연구개발체제도 지양돼야 한다.

현재 국내 산업용 로봇업체중에서는 삼성전자와 금성산전이 로봇제어기술 및서보시스템기술에서 상당히 앞서 있으나 이들 업체와는 공조체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지원도 절실하다.

한국과학기술원은 물론이고 서울대 등 로봇기술개발에 앞장섰던 연구기관들 의 기술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산학연 연구체제도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업용로봇개발을 위한 범정부차원의 지원, 특히 연구개발체제의 재정립이없이는 6축수직다관절로봇의 개발 상품화는 아직도 요원한 것이다.

<조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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