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MCI, 스프린트 등 미국 장거리 전화업체들이 파격적인 할인제도를 실시하는데도 불구하고 가입자의 실제 부담은 늘어나고 업체들의 주머니는 계속 두둑해지는 이상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AT&T, MCI, 스프린트 등 장거리 전화업체들은 각각 "트루 USA 세이빙스 "프렌드 앤드 패밀리" "더 모스트"란 이름으로 정상요금의 10% 에서 35 %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주요수입원인 요금을 깎아주는 고육 지책을 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할인제도실시에도 불구하고 전화업체들의 매출과 이익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조사에 따르면 장거리 전화업체들은 84년 AT&T 와 지역벨사들의 분할이후 서비스요금을 적극적으로 인하했으나 90년대 들어 다시 기본 요금을 조금씩 올리기 시작해 90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기본요금 인상률이 1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미국 최대 장거리전화업체인 AT&T는 지난해에만 분당 기본요금을 세차례나 올렸으며 스프린트, MCI도 당연히 AT&T와 보조를 맞췄다.
결과적으로할인제도와는 상관이 없는 기본요금이 꾸준히 오르고 전화사용량 이 늘어난데 힘입어 장거리 전화업체들은 올 2.4분기 매출이 전체평균 8%나 증가하는 견실한 경영실적을 보였다. 장거리전화시장의 요금경쟁은 가입자들 입장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것이다.
이에대해 장거리 전화 업체들은 권장 소비자 가격을 다 내고 자동차를 사는사람들이 없는 것처럼 전화 서비스 이용자들도 기본요금을 그대로 지불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시장조사업체인 양키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장거리전화업체들의 이런 주장은 거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미국 전체 전화회선이 1억4천만 회선에 달하는데 MCI의 프렌드 앤드 패밀리 서비스 가입자는 1천1백만명, AT&T 의 트루 USA 세이빙 가입자는 6백50만명, 스프린트의 더 모스트 가입자는 3백만 명으로 할인제도에 가입하지 않고 기본요금을 그대로 지불하는 사람들이 수 백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AT&T는 또 분당평균전화요금이 지난 10년간 인플레를 적용했을 때 63.3%, 단순요금 기준으로는 41.1% 내려 기본요금 인상이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분당평균요금에는 장거리전화 할인율이 매우 높은 기업체들의 사용요금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개인 사용자 들과는 별 상관이 없다. 이와관련, 전화사용량이 많은 미국의 기업들은 전화 회사들과 독자적인 할인계약을 체결, 파격적인 요금혜택을 입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AT&T,MCI, 스프린트 등 미국 3대 장거리전화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할인 경쟁의 부담을 기업할인혜택도 받지 못하고 할인제도에도 가입하지 않은 대다수 일반인들이 고스란히 떠맡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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