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5개 컴퓨터업체를 대상으로 행정전산망 용 PC입찰과정에서 담합을 했다며 시정조치를 내린 것은 여러 모로 이례적인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우선공정거래위원회가 행정전산망용 PC입찰과 관련해 입찰에 참여한 업체를 무더기로 시정조치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특히 이번에 시정조치를 받은 업체 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금성사,삼보컴퓨터,현대전자,대우통신 등 국내 굴지의 업체라는 점도 주목거리다.
또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조치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조치는 금성사에게 1억2천9백만원의 과징금을 물린 것을 비롯 5대업체에게 총 3억8천5백만원의 적지않은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이 업체들에게 3개 중앙일간지에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표하도록 했다. 이같은 조치는 5개 컴퓨터업체들이 과징금이나 시정광고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앞으로 다가올 타격은 엄청날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통상정부조달 물자와 관련한 입찰에서 시정명령을 받을 경우 그후 3년간 입찰자격이 제한된다.이번에 시정명령을 받은 5개 업체 가운데 삼성 전자와 금성사는 종합 전자업체이며 나머지 3개업체도 규모가 크고 다양한 품목을 생산 정부의 조달 물자 입찰에 참여,그것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따라서 5대 업체에게 3년동안 정부 조달물자와 관련한 입찰 자격을 제한 한다는 것은 가히 치명적일 수도 있다.
적지않은무게가 실린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는 한편으론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시정조치를 내린 이유는 "5개 컴퓨터 업체가 품목별로 2~4 차례에 걸쳐 실시한 입찰과정에서 낙찰된 5개업체의 입찰가격및 수량이 동일하고 또 낙찰 업체의 입찰수량 합계가 조달청의 구매 예정 수량과 동일해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관련업계는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이같은 이유에 대해 행망용 PC의 입찰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린 오류라는 시각이다.
이에앞서 업체들은 지난달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가서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담합사실에 대해 승복을 하지 않았다.
5개업체중일부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조치에 대해 "소송을 해서라도 흑백을 밝히겠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업체들도 조달청이 실시하고 있는 현재의 입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말한다. 행망용PC 입찰은 희망단가 희망수량을 기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즉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자기가 얼마만큼의 PC를 얼마에 공급하겠다는 것을기재한다. 그리고 조달청은 예가라는 것을 사전에 정해놓고 업체가 써 넣은가격이 예가 보다 높을 경우 수차례 다시 입찰을 실시한다.겉으로는 아주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런데문제는 조달청이 제시하는 예가가 터무니 없이 낮다는 데서 발생한다 이제까지 수년간 행해져온 행망용PC입찰에서 낙찰가격은 시중가격의 반값 정도로 결정됐다.이에따라 컴퓨터업체들은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감수했다고 밝힌다. 따라서 조달청은 입찰에서 업체들이 써 넣은 가격이 예가에 들지 않을 경우 그 입찰에 참여한 여러 업체가 써넣은 가격중 가장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다시 입찰을 실시한다.입찰이 시작되면 하루에도 수차례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올해 행망용 PC 입찰에서는 6차례가 유찰됐는데 마지막 입찰에서는 무려 4시 간동안을 끌며 이같은 과정을 거쳤다.
따라서이 과정에서 입찰 가격은 사실상 조달청에 의해서 공개된다.업체들이 제시하는 물량은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한다.나중에 제품을 행정부서등에 공급 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달라지기 때문이다.따라서 물량의 다소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장하는 "동일한 물량에 동일한 가격" 현상은 이러한 입찰구조를 채택하는 한 담합과 관계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조달청이 이러한 입찰방식을 계속 운영하는한 담합 시비는 앞으로도재연될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조달청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행망용 PC입찰방법을 개선할 것을 요청 받고 있는 상태로서 입찰방식은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조달청은 이번에 시정조치를 받은 5개 컴퓨터 업체들에 대해 정부 조달물자에 입찰 자격 제한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단지공정거래위원회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돼온 행망용 프린터제품 입찰을 문제 삼지 않았으며 또 이미 지나가버린 지난해 물량을 문제삼고 올해 행망 용 PC입찰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밝힌 점등을 미루어 보면 입찰자격제한 은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고 있다.
경제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3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4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5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6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7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8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9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10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