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도원에 양봉업자의 꿀벌이 있다고 하자. 이 경우 복숭아밭 주인과 양봉업자중에 누가 득을 보겠는가. 물론 양쪽이 다 득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갈 것이다. 양봉업자는 복사꽃이 있어 많은 꿀을 얻을 수 있는 반면, 과수원 주인은 꿀벌을 통해 더 많은 복숭아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1백만대의 전화가 연결되어 있는 전화망에 가입 하는 경우와 2천만대의 전화가 연결된 전화망에 가입하는 경우중 어느 것이더 가치가 있겠는가. 물론 후자임이 또한 자명하다. 사실 다른 전화와 연결 되어 있지 않은 전화는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는 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면 할수록 전화의 효용가치는 상승하게 되기 때문이다.
통신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의 사회적 목적이 바로 이 간명한 진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도원의 매매 가격 결정 이나 전화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 꿀벌의 존재나 가입자의 다소의 존재는 그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일러"정의 외부효과"라고 하고 특히 전화의 경우는 "네트워크 외부효과"라고 한다. 정보통신이 지닌 덕목이 여기에 있다.
전화.컴퓨터 등 통신단말기가 유무선에 의하여 더욱 많이 연결될수록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가치는 점점 커진다.
이처럼 정보통신이 지닌 아름다운 덕목을 우리는 십분 이용해 왔다고 할 수있는가. 아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공유를 전제로 하는 정보화. 전 산화의 추진도 여느 나라보다 늦었다. 게다가 전산화된 정보의 공유는 여러가지 이유로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제도도 없기 때문이다.
식상하는 일이긴 하지만 또 미국.일본이 전산화된 자료의 기관간 공유 및 민간 이용의 촉진을 위한 조치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서는 각의에 서 기관간 자료제공 의무와 그 방식을 정하고 있다. 미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정부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가공하지 않은 원시 데이터 형태로 제공하도록 미연방 예산국의 지침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일단계 국가기간망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여 전국 단위의 전산망체계를 그런대로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이 표방한 "작고 효율적인 정부"는 구현된건가. 오히려 이 사업을 빌미로 인원과 정부예산은 더 늘어난건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이는 작은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 원인을 밝혀 광정하여야 한다. 냉철히 생각해 보자.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처리해야 할 고유 핵심업무들이 있다. 이들 기관의 일차적인 임무는 고유업무의 효과적인 수행일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이란 이들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유효한 수단의 하나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가장 유효한 수단으로 등장한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수단은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간 정부 각 기관은 전산화하는 과정에서 자료의 독점을 고수하고 인원과 예산을 늘리는수단으로 이용한 점도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제 부터는 정보통신이 지니는 네트워크 외부효과의 극대화와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구현할 수 있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 첫째는 자료의 공동이용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 둘째는 주민.토지.금융.자동차 등 기본행정자료의 필요한 기관 및 민간에 의한 공동이용 시스템의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구현이다. 모든 기관에서 전산화할때마다 비슷한 일을 중복개발하고 또 이를 위해 사람과 돈을 계속해서 늘리는 일은 합리적인 일이 아닐진대 지금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각종 업무의 전 산화와 이의 원활한 운용은 최고 전문가 집단에게 위탁하고 전산화된 고유핵심업무의 수행은 각 사용기관이 맡는다는 시각에서 국가전산화의 방향을 모 색하여아 할 것이다.
사실 네트워크 외부효과는 금융망시스템의 공동이용에서, 그리고 작년에 시범적으로 구현한 대전시 여권발급시스템에서 그 진가를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정보공동이용에 대한 효과는 역시 금융권에서 그리고 내무부.건설부.한국 전산원에 의하여 추진되는 국토종합센터의 구축에서 그 효력을 연말 에는 볼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정보의 공유와 공동이용시스템의 구축을 통하여 국가정보화 를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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