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매탄동에 위치한 국내 최대 종합전자 부품업체인 삼성 전기의 수원 공장. 사업부 단위로 독립 채산방식을 취하고 있는 이 공장에서는 가장선임인 정밀기전사업부의 박완혁상무는 설비증설 협의차 유럽을 방문하고 귀국하자마자 쉴 틈도 없이 간부회의를 소집하느라 분주하다.
"VCR핵심부품의 대 일본 수출이 무려 3백%이상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본격적인 설비증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88년 일본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던 시점에서 독자 진출한 이래 만 5년만에 일본으로 역수출하는 개가를 올렸습니다. 박상무는 크게 높아진 수원 공장의 삼성그룹내 위상을 이렇게 돌려서 설명한 다. 이 회사의 가장 오래된 생산 라인인 튜너 조립라인의 자재담당 여사원 또한 눈코뜰 사이 없이 바쁘다. 20여m의 라인에서 20초마다 한대식 튜너가 조립.
포장.출하까지 되는 이곳 튜너 라인의 작업자 20여명은 최근의 호황을 증명 하듯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 작업자 위에는 두개의 전등이 놓여 있다. 빨간 색깔의 전등은 그룹 차원에서 실시중인 품질 관리를 위한 라인스톱제 전등, 다른 하나는 자재 부족 시에 켜지는 노란색의 자재 등이다. 요즘들어 노란 불이 켜지는 경우가 전례 없이 늘어나 도무지 쉴 틈이 없다.
이회사는 지난 1월 80만대 수준이었던 튜너생산을 이달에는 25% 늘어난 1백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며 특히 TV.VCR 일체형 튜너인 "TM BLOCK" 은 지난 1월의 7만대 규모에서 6월에는 20만대로 무려 2.8배 늘고 있다.
김남수튜너 생산부장은 "오는 96년 세계 최고의 튜너 생산업체가 되기 위한 전략을 다각도로 수립하고 있으며, 중국 천진공장의 생산을 조기에 안정시켜 직수출을 늘리기 위한 마키팅활동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튜너라인 앞쪽에 있는 SMPS(스위칭모드 파워서플라이) 라인도 바쁘기는 매한가지다. 이곳은 제품 특성상 공정의 50%이상이 자동화돼 있다. 공장 한켠 에 위치한 자동화실의 자동삽입기 11대는 하루 24시간 단 1초도 쉴틈 없이인쇄 회로기판에 부품들을 삽입하고 있다. 예전같으면 최소한 서너대 정도는쉬는 것이 눈에 익숙했을 정도였다.
이곳은 지난 3월부터 하루 3교대씩 완전 풀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 전기는 그것도 모자라 계열사인 삼성항공으로 부터 3대의 자동삽입기를 추가도입하고 현재 라인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생산인력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인력관리 부서는 모자라는 인력을 찾아전국을 헤매고 있다. 인력모집광고를 지방신문들은 물론 미주 한국어판 신문 에까지 게재했다.
그러나현재 추가로 필요한 인력 4백명중 절반인 2백여명밖에 확보하지 못한상태로 사원들에게 주위의 추천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력업체지원부서 팀원들도 회사에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 이고있다. 서로 얼굴을 잊어버릴 정도이다. 협력업체의 품질관리가 잘 되어야 고 품질의 제품생산이 가능하고 무검사제품수도 늘어나 생산 속도도 빨라지기때문이다. 삼성 전기는 지난 4월말 현재 전년 동기대비 31% 늘어난 2천7백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직수출도 9백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4%늘 어났다. 특히 대일 수출이 지난 1.4분기중 2천2백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배이상 늘어나 전반적인 호황세를 이끌고 있다.
이밖에도월산 1백30만대에 그쳤던 FBT(고압변성기)는 2백만대로 늘어나 일본의 마쓰시타전자부품을 제치고 일약 세계 1위 생산업체로 발돋음했다. DY 편향요크 또한 공장증설을 완료하고 월산 1백50만대 체제에 돌입, 일 무라 타를 누르고 세계 최대 생산업체로 성장하게 됐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지난해에 세웠던 투자계획을 확대수정하고 있다. 당초 6백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던 삼성전기는 튜너.DY.FBT.MLCC(적층세라믹 컨덴서 .헤드.정밀모터.칩저항기 등 7대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대폭 확대키로 하고 세부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중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증설투자 규모는 약 5백억원, 따라서 올해만 총 1천1백여 억원이투입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특별한 설비증설도 없이 4월말까지 무려 30%이상 매출을 늘렸다. 예년같으면 이 정도로 물량이 늘어나면 볼멘 소리가 공장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삼성전기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지난해초부터 작금의 호황을 예상이나 한듯 자체 생산관리 시스팀인 "SEM-PS"의 구축을 추진 해왔던 것이다.
"만일지난해초 이같은 공장합리화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호황 은 한낱 그림의 떡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SEM-PS" 구축을 담당하고 있는 합리화추진실의 유효성 부장은 이같은 생산 시스팀 구축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설명한다. 지난 7일 삼성전기의 7천5백여 사원들은 50%의 특별상여금을 지급받았다.
명목은삼성의 신경영실천 1주년을 기념해서이다.
그러나삼성전기의 경우 최근의 물량확대에 따른 노고에 대한 보상이고 고생 스럽지만 현재의 호황을 최대한 끌고 가보자는 다짐의 약속이라는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호황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수익성이 개선 되고 수원 공장을 첨단 연구단지화하는 작업이 가시화 될 때까지가 일차 목표다.
이대로만간다면 올해 매출도 당초 8천4백억원에서 9천억원대로 늘어 1조원 대의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할 날이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마음으로세계를 향하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삼성 전기인들이 세계를 향해 줄달음질치는 전진기지가 바로 수원에 위치한 6만여평의 삼성전기 공장 . 수원 삼성공업단지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나가고 있는 삼성 전기가 삼성사단의 간판스타로 떠오를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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