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산업 외기공세로 설땅잃는다

미국 영화직배사들이 우리나라 영화및 비디오시장등 영상시장을 장악 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국내 진출 6년을 넘긴 미국영화직배사들이 이제 국내 시장 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는듯 최근 현지 독립프로덕션(인디펜던트)이 제작 한 작품에 대한 한국등 극동지역의 영화및 비디오 판권을 몽땅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이들 인디펜던트로부터 작품을 공급받아 오던 국내 수입영화사및 비디오배급사는 할리우드 작품을 사올 곳이 없어져 설 땅을 잃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지난88년 미국직배영화사의 상륙이후 우리 영화시장은 참담하게 유린당했다 . 한 조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는 3백80여편인데 이중 수입 외화 68%, 직배영화 16%, 국산영화 16%였다. 작년에 수입된 외화 3백19편 중 61편이 직배영화였다. 그런데 이들 직배영화사가 최근 인디펜던트 작품의 한국판권을 취득함으로써 올해 공급할 영화는 1백편이상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UIP.폭스.워너등 3개직배사의 올해 공급계획이 60편을 넘는것만 봐도쉽게 짐작할수 있다.

문화체육부가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직배영화사의 작년 영업 실적은 3백 36억8천6백만원으로 전년대비 15.9%증가했으며 본사에 송금한 금액도 27.1 %가 증가한 2백4억3천7백만원(미송금액포함)에 달했다. 매출증가에 비해 본사 송금액의 증가율이 높아 한국시장에 대해 군침을 흘릴만도 하다.

이와함께미국영화사들은 한국시장을 세계 시장 공략의 실험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최근 일부 영화를 한국에서 먼저 개봉 ,관객의 동향을 살핀후 다른나라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하나는 현재 미국정부가 취하고 있는 케이블TV시장 개방압력과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지적재산권보호 연례재심에서 우리나라를 우선협상국으로 지정하고 자본참여 및 프로그램 편성비율 상향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영상상품을 지적상품으로 인식하고 이를 파는 길을 가로막는것은 모두 지적재산권 침해로 간주하고 있다. 이 논리로 현재 우리나라가 외국프로그램에 대한 편성비율을 제한하는 것은 판로를 막는 것으로 해석 하고있다. 또 프로그램공급업이나 방송국운영업에 자본참여를 막는 것 역시 프로 그램을 보다 잘팔 수 있는 길을 제한 하는 지재권침해 사항으로 보고 이의해결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우리 상황은 어떤가. 내년부터 방송을 개시해야될 케이블TV 방송사들이 시간을 메울 영상물을 찾는데 혈안이 돼있다. 국내에서 제작된 영상물로는방송시간을 메울수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같은 우리의 약점을 간파, 미국 영화사들은 우선 한국업체들이 미국에서 살 수 있는 영상 상품을 모두 구입, 자국 정부에서 압력을 가하는데 조력자역할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금우리나라 사정은 매체는 많은데 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만큼 이제는 전략보다 작은 개념의 전술이 필요하다. 전술을 짜기위해선 우선 영상소프트의 점유율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망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올해국산 영화의 점유율을 20%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위한 작은 전술들을 수립해야한다. 미국 직배를 막는다는 것이나 비디오시장을 국산영화로 완전히 대체해야한다는 구호는 의미가 없다. 대신 직배를 통해 얻는 이익이나 비디오유통을 통한 수익이 국산 영화제작으로 다시 투자될 수 있도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영상산업발전기금을만드는 일도 그중 하나다.

마침정부가 영상산업진흥책을 마련중이라 한다. 이 영상산업진흥을 위한 논의도 현재와 같은 영화업계 상황과 기존 정책들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한뒤 수립해야 한다. 진흥방법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정부의 지원은 극대화 하되간섭과 통제는 극소화하는 절묘한 정책강구가 필요하다. 이는 영상산업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이 기회에 비디오및 방송업계는 영상산업의 핵심이 영화라는 인식하에 영화를 중심으로 영상 산업 발전에 총력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비디오 시장의 바탕이 영화인데도 우리 비디오업계는 비디오유통에만 치중할 뿐이고 유통을 통해 얻은 수익도 영화제작에 제대로 투입하지 않고 있다. 방송도 영화를 동정적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할리우드에 자본을 투자한 일본이 미국 영화업계의 횡포를 막기위해 영화. 비디오 방송업계가 공동으로 판권을 구매하고 있는 것도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뉴미디어.멀티미디어시대에서영화는 국가성장의 핵심이 되고 있다. 미국 할 리우드의 침투에 백기를 든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영화를 이제 국가자원 개념으로 인식하고 뒤늦게나마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