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기의 경제과제

우리나라는 금년 들어서 급격한 경기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월 28일 통 계청이 발표한 산업동향으로 볼때 제조업가동율은 82.4%, 국내기계수주증가 율은 82.0%, 기계류 수입허가 증가율은 51.6%에 이르러 지난 91년 4.4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금년 경기는 완전히 불황의 터널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생산및 출하증가도 10%를 넘어서고 소비도 차츰 회복 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로 금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91 년 2.4분기의 9.8% 이후 가장 높은 7%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작년말 부터 가장 우려해온 물가상승세도 크게 진정되는 기미가 뚜렷하여 호황속의 안정도 꿈꿔봄직하다. 4월 28일 역시 통계청이 발표한 4월중 소비자물가도 3월보다 0.2% 상승하는데 그쳐 작년말부터 가속력이 붙었던물가상승세가 크게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93년말에 비하면 3.5%나 올라 금년 억제 목표선 6%를 지키기에는 아직도 벅차지만 추세상의 안정세에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다만경기가 회복 되면서 수입수요가 급증하여 93년에 가까스로 약간의 흑자 를 냈던 국제수지가 적자로 반전되고 그 폭도 클 가능성이 있다. 경기회복과 설비투자의 확대에 따라 수입이 증가하는데 기인하는 것이어서 결코 나쁜 것은 아니나 국제수지관리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는 없을 것같다.

더구나경기 회복기에 잇따를 부작용 등을 예상하고 그 부작용을 극소화하여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지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언제나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일이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 나아가 국민 모두는 분명히 장래에 대한 예현역과 대응역이 부족하여 순경을 지키지 못하고 낭패를 당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86~89년의 초호황과 흑자세를지키지 못하고 90년이후 위기에 직면한 경우다. 이제 이런 잘못을 또 다시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예상되는 호황기에 관심을 높여야할 과제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로평균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부문간 경기회복세가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화학 공업의 호조와 경공업의 부진, 수출부문의 호조와 내수부문의 부진, 그리고 대기업의 호조와 중소기업의 부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회복세에도 불구 하고 심화되는 양극화현상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

만일회복기의 양극화현상이 제2의 도약을 위한 구조조정상 불가피한 현상이 라면 이를 국민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양극 화 현상이 모두 구조조정상 불가피한 현상일 수는 없다. 따라서 정부는 구조 조정의 내용과 범위를 투명하게 제시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이 극소화될수 있는 호황기에 구조 조정을 완료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정책을 구사하는 슬기를 발휘하기 바란다.

둘째,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로 돌아선 물가동향이 참으로 바람직 하기는 하나 그 폭발가능성이 아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직도 줄이어 현실화를 기다리고 있는 공공요금과 개인서 비스요금의 상승은 호황기 물가불안의 큰 요인으로 남아있다. 정부의 근본적 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나아가호황기에는 통화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자칫 통화관리를 방만 하게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서 수요견인 물가상승 우려가 생기지 않을수 없다. 경기회복에 따라 통화의 유통속도가 빨라짐에도 불구하고 당초의 통화공급목표 를 유지하면 수요견인 물가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호황 기의 재정금융정책에 신중을 기하여 물가안정기조를 정착시키기 바란다.

더구나소비자물가불안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농산물가격안정을 위해 농산물의 저장력 제고와 유통근대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끝으로호황기에는 설비투자를 위한 자본재와 원자재의 수입이 급증하여 수출이 같은비율로 증가하지 않는 한 국제수지적자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확대지향적 국제수지균형시책은 자본재산업, 그것도 공작기계등 설비 투자용 산업의 육성을 통한 구조조정을 조속히 완료하는 것이다. 또한 호황과 개방 에 수반되는 소비재수입급증과 여행자유화 등에 따른 무역외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서 호황기에도 건전한 국민생활풍토를정착시켜야 한다.정치가와 고소 득층 등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여 건전생활기풍을 확산시키는 것이 급선무 다. 우리는 경기회복기에 즈음해서 역경은 잘 이겨나가지만 순경은 잘 이용 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순경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 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진국의 성숙한 국민은 언제나 순경을 새도약의 계기로 삼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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