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통의 시장참여로 전지산업의 판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30년이상지속된 호남전기의 독점적 시장지배체제는 무너지고 서통과의 본격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서통이전지시장에 참여한 초기 3~4년은 양사의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기간으로 기록되고 있다.
뺏느냐,뺏기느냐의 이 최초의 승부에서 호남전기는 전지=호남전기라는 자존 심을, 서통은 이 시기가 시장확보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무기 "로 삼고 있었다.
80년대초반까지 계속된 이 최초의 경쟁에서의 승리자는 서통이었다.
시장참여후대대적인 광고와 판촉활동 등 공격적인 마키팅활동의 결과 서통 의 시장점유율은 불과 몇년만에 호남전기의 그것에 바짝 다가서고 있었다.
서통의영업 관계자에 따르면 80년대 초반에 서통의 건전지 내수시장 점유율 은 이미 30%선에 달했으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시장 기반을 넓혀 80년대 중반 한때는 40%를 넘어서 호남전기에서 이름을 바꾼 로케트 전기와 엇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서통이이처럼 짧은 시간에 전지시장을 잠식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일까. 서통의 영업 관계자들의 분석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당시의 시장환경이 시장 신규참여 업체에 유리하도록 돼 있었다는 것이다. 30년 이상 지속된 호남전기의 독점체제는 전지 수요업체는 물론 일반 대리점 관계자들에게도 커다란 불만의 요소였다.
호남전기가 독점체제에 안주하면서 가격과 납기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등의 횡포를 부리는 등 고객 중심의 사고가 희박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때문에참신한 경쟁업체의 등장은 이들에겐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는 것.
둘째,서통의 신규업체로서의 공격적이고 치밀한 마키팅 활동이 주효했다.
초기에대히트를 쳤던 서통의 광고도 그중의 하나다. 당시 서통은 광고를 준비하면서 목표를 분명히 했다.
"신규업체로서의참신한 이미지와 "썬파워"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힘을 광고로 표현할 것. 소구 대상층도 이와 연계해 청소년층에 비중을 두어호남전기와 차별화 시킬 것" 당시 서통이 광고 대상층을 청소년층으로 잡은 것은 이들이 성년층에 비해 구매비율이 다소 적음에도 불구하고 머지않아 주 구매층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계산까지 했다는 것이 서통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호남전기가 대리점 체제를 고수하고 있을 때 문구점이나 잡화점 등을 활용하는 새로운 판매전략을 구사했던 것도 주효했다.
그러나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의 차이 였다는 게 서통측의 주장이다.
미국레이오박(RAY-O-VAC)사와 기술제휴하고 일본 마쓰시타에서 양산 설비를 도입한 서통은 라이너 페이퍼(L/P) 방식을 사용, 재래식 페이스트 방식을 사용하던 호남전기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었다는 것.
"과연세구나"라는 광고 카피도 바로 이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들요인들에 의해 서통이 대형 수요업체를 대거 확보, OEM공급을 시작하고 최종 소비자층에도 가까이 다가서면서 호남전기의 30년 아성을 하나둘 무너뜨려 나가고 있을 때 호남 전기의 근거지인 광주에선 민주화 운동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80년에있었던 광주 민주화운동은 민족적 의미를 떠나서 전지 산업의 역사에 서 볼 때는 서통에겐 또다른 기회였고 호남전기엔 불운이었다.
그해5월 광주의 상황으로 인해 호남전기는 전지생산을 전면 중단 해야 했고재고품도 일절 밖으로 내보낼 수 없었다. 사태가 진전되고 나서도 호남 전기 가 제자리를 찾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서통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노도작전" 등을 통해 시장 쟁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던 서통으로선 상대의 발이 묶인 이 시기 를 최대한 활용, 시장 기반을 크게 넓히면서 성장의 고삐를 바짝 당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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