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7.7인치·외부 6.23인치 채택
스마트폰 대화면 트렌드 적극 반영
커버윈도, 투명PI서 '유리'로 교체
S펜 적용은 다음 기회로

# 삼성전자의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2(가칭)'의 두드러진 특징은 디스플레이의 변화다. 갤럭시폴드2는 화면을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타입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사용성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폴드와 유사할 전망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크기가 전보다 커지고 성능도 발전해 사용자 체감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크고 좋아진다…7.7인치, 120Hz 지원

업계를 종합하면 갤럭시폴드2의 디스플레이는 내부 7.7인치, 외부 6.23인치다. 내부는 화면 좌우가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외부에는 폰을 접었을 때도 쓸 수 있게 별도의 디스플레이가 추가된다.

디스플레이는 전작보다 조금씩 늘어난다. 작년 출시된 갤럭시폴드(내부 7.3인치, 외부 4.6인치)보다 각각 0.4인치, 1.63인치가 늘어난 7.7인치, 6.23인치가 탑재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크기를 늘린 건 더 대화면, 풀스크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기기 전체 면적을 화면으로 가득 채워 몰입감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폴드2 외부 디스플레이도 6.23인치로 늘어나 만큼 갤럭시폴드2의 전면은 화면으로 꽉 찬 디자인이 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인치대 화면은 일반 스마트폰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 아이폰11프로맥스의 디스플레이가 6.5인치, 갤럭시S20플러스는 6.7인치다.

갤럭시폴드2 디스플레이는 크기뿐 아니라 성능에도 변화를 체감할 전망이다. 내부 7.7인치 디스플레이 주사율이 120Hz를 지원한다.

주사율(화면 재생률)은 1초 동안 디스플레이가 화면에 프레임을 나타내는 횟수다. 쉽게 말해 1초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표시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 숫자가 높을수록 역동적인 화면을 더 부드럽게 표현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을 더 섬세하게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20에서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가을 출시 예정인 신형 갤럭시노트에도 120Hz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계획이다. 고주사율 화면이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특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Photo Image

◇폴더블 유리 대세로

폴드2의 커버윈도가 유리로 바뀐다. 갤럭시폴드에 적용됐던 투명 폴리이미드(PI)가 빠지고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유리가 탑재된다.

폴더블 유리는 삼성전자가 2월 출시한 갤럭시Z플립에 처음 적용됐다. 독일 쇼트의 유리를 국내 도우인시스가 가공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를 폴더블 패널과 합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납품하는 과정을 거쳤다. 갤럭시폴드2에 탑재되는 폴더블 유리도 쇼트 유리를 기반으로 도우인시스가 가공을 맡는다.

유리는 외부 충격에 깨지기 쉽다. 특히 휘거나 접으면 금세 손상이 간다. 때문에 유리를 폴더블폰에 적용하려면 유연성을 부가하는 동시에 동시에 외부 충격에 강한 특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도우인시스와 삼성디스플레이는 3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얇게 가공된 유리에 유연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강화 공정을 더해 폴더블 유리를 상용화했다.

폴드2의 유리 채택은 시사점이 적지 않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커버윈도 소재로 폴더블 유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폴더블 커버윈도 소재로 투명 폴리이미드(PI)가 주목을 받았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인 투명 PI는 유연하면서 뛰어난 내구성을 갖춰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로 손꼽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자사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에 일본 스미토모의 투명 PI를 커버윈도로 썼다. 투명 PI가 각광을 받자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이 사업 진출을 서둘렀다.

하지만 폴더블 유리가 상용화되면서 삼성전자는 폴더블 유리를 확실히 선호하는 모습이다. 갤럭시Z 플립에 이어 하반기 모델까지 폴더블 유리를 연이어 채택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직접 폴더블 유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도우인시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 받지 않고 자체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체 폴더블 유리 개발은 도우인시스와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투명 PI 진영에도 상당한 파장을 줄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폴더블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양산 라인 투자를 단행했다.

◇부품 발주 스타트…300만대 양산 전망

갤럭시폴드2에 들어갈 부품은 지난 5월부터 발주가 시작됐다. 부품이 먼저 양산돼야 완제품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일정을 고려하면 7월을 전후해 갤럭시폴드2의 양산이 시작될 전망이다. 제품 공개 및 출시는 일정 수준 재고를 만든 시점인 8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노트10 언팩 행사를 열었다. 삼성은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갤럭시폴드2와 노트 후속작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으로만 행사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폴드2의 생산량은 월 30만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연간으로는 약 300만대 판매가 목표로 보인다. 연간 3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갤럭시S 시리즈나 1000만대 이상 팔리는 노트 시리즈보다는 적은 숫자지만 폴더블폰은 이제 초기고 성장 중인 시장이다. 수백만대 규모로 폴더블폰을 양산할 수 있는 곳도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지금까지 폼팩터가 다른 복수의 폴더블폰을 출시한 회사도 삼성전자 뿐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상·하반기로 나눠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그동안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판매하며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했다. 매년 가을 신형 아이폰을 출시하는 애플과 달리 상·하반기로 나눠 신기술이 집약된 전략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며 경쟁사와 차별화했는데, 폴더블폰도 폼팩터가 다른 신제품 출시로 시장을 개척할 전망이다.

◇폴드2, 펜 입력은?

탑재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기능 중 하나가 필기 기능이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용 펜 입력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갤럭시노트처럼 필기 인식이 폴더블폰에도 탑재될 지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내 인쇄회로기판 전문 업체와 함께 1년 넘게 폴더블 스마트폰용 디지타이저를 개발해왔다.

디지타이저는 펜 입력을 가능케 하는 핵심 부품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밑에 디지타이저가 배치돼 펜과 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글씨가 써진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펜 입력이 가능한 폴더블폰 상용화를 위해서는 디스플레이도 유연해야 하고, 디지타이저도 접을 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의 내구성 기준은 20만회로, 20만번을 접었다 펴도 소재나 부품에 이상이 없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용 디지타이저가 개발은 되고 있지만 소재단에서 일부 차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0만회를 넘어가면 디지타이저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소재 개선을 진행 중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문제 해결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 단, 삼성전자와 협력사들이 5월 중후반부터 갤럭시폴드2 생산 준비에 착수한 상황인 만큼 필기 인식 기능을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