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가 또다시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편의점업계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연내 추진을 공언했지만 논의 속도가 더딘 탓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공론화 절차를 진행중이지만, 연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연말까지 품목을 확대하고 12월 관련 고시를 개정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그러나 품목 조정을 논의할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았고 개최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국무조정실 주관 토론회도 이달 열릴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약사회는 판매업소 관리 부실과 오남용 우려를 들어 반대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2012년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과 야간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덜기 위해 도입됐다. 지정 품목은 13종이지만 2종이 단종돼 현재 11종만 판매된다. 약사법상 최대 20종까지 지정할 수 있고, 품목 확대는 고시 개정으로 가능하다. 3년마다 해야 하는 지정 품목 재검토는 약사회 반발로 제도 시행 14년이 되도록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추가 후보로는 제산제와 지사제, 인공눈물 등이 거론된다.
편의점업계는 수년간 형성되온 사회적 공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견 수렴 단계에 머물르는 상황에 아쉬움을 표한다.
실제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안전상비의약품 시간대별 판매 비중은 오후 6시~자정 45.3%, 0~6시 11.9%로 밤부터 새벽까지가 57.2%에 달했다. 요일별로는 일요일 20.1%, 토요일 16.2%로 주말에 집중됐다.
업계 관계자는 “약국이 문을 닫는 밤과 주말에 약이 필요한 상황은 반복되는데 판매 품목은 14년째 그대로”라며 “화상 연고와 위장 진정제, 지사제, 인공눈물처럼 긴급성이 높은 약부터라도 서둘러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심야약국은 약국 1곳당 1시간에 4만원을 지원한다. 업계는 연간 수십억원이 투입되지만 운영 약국이 수백 곳에 그치고, 판매 상위 품목도 편의점 상비약과 거의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해외에서는 미국 약 30만종, 영국 약 1500종, 일본 약 1000종의 의약품이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십년 넘게 논의와 검토를 거친 사안을 다시 공론화부터 시작하면서 속도가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오랜 시간 끝에 물꼬를 튼 만큼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