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창업 페스타] “대전 성심당이 증명했다…지역성이 곧 경쟁력”

모종린 교수 “지역에서 사랑받아야 세계로 성장”…상권 기반 '스케일 딥' 강조
양제현 귤메달 대표 “기술·인재 확보 절실”…창업 숫자보다 지속 성장 중요

“성심당은 대전 밖으로 매장을 확장하지 않고 온라인 판매도 하지 않으면서 매출 3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지역성을 유지하면서도 충분히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로컬 분야의 대표적인 이론가로 꼽히는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4일 제주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토크콘서트에서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는 '스케일 딥(Scale Deep)' 전략을 성장 해법으로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모 교수는 “처음부터 전국이나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기보다 지역에서 먼저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지역에서 10억~20억원의 매출을 확보하고 사업 모델을 검증한 뒤 전국 시장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의 판로·투자 지원에 상권 육성을 더해야 한다”며 “AI가 많은 일을 대체하더라도 지역 고유의 경험과 문화를 만드는 로컬산업은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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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제주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에서 토크콘서트 '로컬을 묻다'에 참가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제주 감귤 브랜드 '귤메달'을 운영하는 양제현 메달스 대표는 로컬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놨다. 2021년 아버지의 감귤 농장 창고에서 창업한 양 대표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입주 공간과 투자 지원 등을 발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현지 학생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며 해외시장 가능성도 확인했다.

양 대표는 “로컬이라는 소재는 창업 초기에 관심을 끌고 시장에서 차별화하기에 좋은 출발점”이라면서도 “이후에는 기술을 접목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 초기 '제로 투 원(0→1)'과 기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원 투 텐(1→10)'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정부 창업 지원이 로컬 트랙과 기술 트랙으로 나뉘어 있는데, 일정 단계 이상 성장하면 테크로 전환하기 어려워 천장에 부딪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인재 확보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그는 “제주에서 경력직을 구하기 어려워 결국 서울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했다”며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과 기술 기반 성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 양양에서 서피비치를 운영하는 박준규 대표는 로컬 창업의 핵심을 '지역에 제공하는 가치'에서 찾았다. 박 대표는 “40~50년 동안 파라솔과 튜브만 있던 바다에 새로운 즐기는 방식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서피비치를 시작했다”며 “로컬 창업자가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자신의 사업이 반드시 지역에 이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사업 운영의 기본기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좋은 아이디어가 바로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의사 한 명을 만드는 것보다 사업가 한 명을 만드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사업은 기획자와 운영자, 스케줄러의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체계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자들이 시간이 지나면 당장의 운영 업무에만 매몰되기 쉽다”며 “사업의 기본적인 운영 체계 위에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로컬성을 더해야 오래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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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태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오른쪽부터)과 위성곤 제주도지사, 이병권 중기부 차관, 이병선 제주창경센터 대표가 4일 제주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 개막식에서 행사장 전시부스를 돌면서 로컬 기업들의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이경호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본부장은 로컬 창업 정책의 무게중심을 창업기업 수 확대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옮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본부장은 “과거에는 창업기업을 얼마나 많이 만들었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성장하고 지속 가능하냐가 핵심”이라며 “단순히 창업기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이끌 앵커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날 제주에서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를 개막했다. 6일까지 사흘간 '로컬에서 세계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창업기업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행사 기간 로컬 브랜드 전시와 투자 상담, 바이어 비즈니스 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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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제주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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