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솜털머리타마린' 등 납치

프랑스의 한 동물원에서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원숭이 13마리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들이 동물원 측에 몸값을 요구하는 한편, 납치한 동물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려 한 정황까지 드러나자 프랑스 당국은 최정예 특수부대를 투입해 구출 작전을 벌였다.
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최근 남서부 포 인근 레스카르의 동물원 '엑조틱 파크'에서 도난당한 원숭이들을 되찾기 위해 국가헌병대 소속 정예 특수부대 지젠느(GIGN)를 투입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7시26분께 도둑들이 동물원에 침입해 마모셋원숭이 8마리와 솜털머리타마린 5마리 등 총 13마리를 훔쳐 달아났다. 솜털머리타마린은 머리 위로 솟아오른 흰색 털이 특징인 영장류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범인들은 끌과 쇠지렛대 등을 이용해 자물쇠를 부수고 창문 2개를 강제로 열어 동물원 내부로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범행 이후 동물원 측에 연락해 원숭이를 돌려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했다. 동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훔친 원숭이들을 판매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현지 검찰은 “동물원 측이 몸값을 요구받은 가운데 SNS 감시 과정에서 원숭이들이 이미 온라인에 판매 대상으로 올라온 사실이 확인됐다”며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은 동물원 폐쇄회로(CC)TV 영상과 전자 위치정보 등을 분석해 용의자들을 특정했다. 이후 대테러 작전 등을 수행하는 지젠느 요원과 헬리콥터 2대, 오토바이 기동대 등을 투입해 타르브 인근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용의자들의 이동을 차단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의 주거지를 수색해 원숭이 11마리를 구조했다. 현장에서는 현금 1500유로(약 230만원)와 불법 소지한 사냥용 소총 5정도 발견됐다. 나머지 원숭이 2마리는 여전히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남성 용의자 2명을 구속하고, 장물 취득 혐의를 받는 여성 1명을 사법 감독 조건으로 석방했다. 이들은 모두 사건 연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도난당한 원숭이 중 일부는 과거 불법 사육자에게 학대받다가 구조된 개체들이며, 나머지는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기욤 다르자크 엑조틱 파크 원장은 “도난당한 원숭이들은 암시장에서 거래될 운명이었다”며 “희귀한 개체는 암시장에서 최대 1만2000유로(약 1800만원)에 팔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숭이의 신뢰를 얻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그 신뢰를 잃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며 이번 사건이 동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현재 정상 운영 중이다. 동물원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원숭이들이 다소 놀란 상태지만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아직 찾지 못한 원숭이들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는 희귀 야생동물 불법 거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7월 샤랑트마리팀 지역의 동물원에서 황제타마린 2마리가 도난당했으며, 2024년 남부 바르 지역에서도 원숭이 15마리가 사라진 바 있다.
프랑스 동물학대 대응 당국 관계자는 “야생동물 밀거래가 증가하고 있으며, SNS도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 특별 허가 없이 보호종을 사육하면 최대 징역 3년과 벌금 15만유로(약 2억3000만원)에 처해질 수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