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에이치가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중심 기존 사업 체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서버 및 전장용 등 첨단 산업용 고부가·고다층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전격 확대한다.
3일 비에이치에 따르면 회사는 서버·데이터센터용 연산 PCB와 네트워크용 광모듈 PCB, 로봇 정밀 손 액추에이터·센서·콘트롤보드 등 고사양 첨단 PCB 분야로 진출한다.
기술 난도가 높은 고다층 PCB 특성을 고려하면 초기 양산 수율 안정화와 고객사 인증 장벽 극복이 관건이다. 회사는 기존 IT 기기 시장에서 검증받은 FPCB 기술력과 대량 양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다층 리지드 PCB 부문 수요 급증에 선제 대응할 방침이다.
2027년까지 약 1100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를 집행해 국내와 베트남에 생산 설비를 확충한다. 이번 투자는 메인 노트북 및 태블릿용 생산 기반 확대를 넘어서 AI 서버·데이터센터·로보틱스·전장용 고다층·고밀도 PCB 제조 역량을 확보하는 데 집중 투입된다.
신사업을 담당할 조직도 개편을 통해 마련했다. 비에이치는 'PCB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본부는 주력인 모바일용 FPCB 부문을 제외한 AI 서버 및 전장용 PCB 사업을 전담한다. 비에이치는 본부 내 연구개발(R&D)과 제조, 품질 관리 부문 간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신규 고객사가 요구하는 고사양 제품을 신속히 개발하고 양산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그룹 내 보유하고 있는 전장 및 로보틱스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PCB 사업 글로벌 고객사 확보와 산업별 맞춤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비에이치가 이같이 AI·전장용 PCB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인프라 투자 흐름 때문이다. 데이터를 고속 처리해야 하는 만큼 일반 서버보다 기판 층수가 많고 고성능 소재를 사용해 제품 단가가 높다.
대만인쇄회로기판협회(TPC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PCB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 성장한 1137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골드만삭스는 AI 서버용 PCB 시장이 2024년 31억달러에서 2027년 2711억달러로 약 9배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도 비에이치의 PCB 사업 확장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에이치가 글로벌 3사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함에 따라 2027년부터 매출 다각화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2027년 예상 매출액은 1조9782억원, 영업이익은 1153억원으로 추정됐다.
비에이치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대와 전장·로보틱스 산업의 고도화는 기업 성장의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기술 경쟁력 제고로 글로벌 첨단 PCB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