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험·비용 먼저 떠안아 신뢰 회복”…해킹 1년만에 지표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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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세미나에서 SKT 신뢰 회복 사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고 1년여 만에 해지율과 가입자, 영업이익을 사고 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 기업이 위험·비용·증명책임을 먼저 부담한 대응이 회복 요인으로 분석됐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28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개최한 '기업의 경영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신뢰 회복은 단순 캠페인이 아닌 순서 있는 운영 시스템에서 비롯된다”면서 “핵심은 기업이 위험비용을 먼저 부담하고 고객에게 정보·선택권·보호를 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국내외 기업의 위기극복 대표사례로 SK텔레콤을 꼽았다. 사고 직후인 지난해 2분기 1.6%까지 치솟았던 월평균 해지율은 올해 2분기 0.8%로 절반으로 낮아지며 사고 직전(0.7%) 수준을 회복했다. 가입자 역시 번호이동 순증에 힘입어 22만명 늘었다.

국내 3대 고객만족도 조사 1위도 모두 석권했다. 사고 관련 비용 여파로 지난해 41.1% 급감했던 영업이익도 올해 2분기에는 5660억원으로 사고 직전 분기(5674억원) 수준을 되찾았다.

신 교수는 이같은 신뢰지표 반등 동력으로 빠른 초동조치와 선제적 비용 부담을 꼽았다. 경영진 사과와 즉각적 보호조치가 잠재적 위험·불안감을 낮췄고, 신규 영업중단과 1조2000억원 규모 고객보상·재발방지 비용 역시 진정성을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짚었다. 위약금 면제는 고객에게 떠날 권리를 보장해 강제적 록인 인식을 낮춘 조치로 평가했다.

고객이 지던 위험과 비용을 회사가 떠안은 것이 신뢰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전 고객 유심보호 자동 가입은 신청 부담을, 무료 유심교체는 비용을, 위약금 면제는 계약상 구속을, 요금 할인은 경제적 손실을 회사로 옮겼다. 자기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절차적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신뢰위원회와 고객자문단을 출범한 점도 꼽혔다.

이는 해외 통신사 대응 선례와도 비교된다. 앞서 침해사고를 겪은 티모바일·옵터스·AT&T는 선별 보상에 그쳤다. 또 해외기업이 신용 모니터링, 비밀번호 변경, 사후 청구 위주로 대응한 반면 SK텔레콤은 유심보호와 유심교체·비정상인증차단시스템(FDS) 등 기술적 대응을 다변화했다.

신 교수는 “해외에선 보상과 보안 투자가 소송 합의나 규제기관 명령으로 분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SK텔레콤은 단기 구제부터 중기 운영개선, 장기 구조개혁을 하나의 신뢰회복 시스템으로 묶은 점이 달랐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뢰 회복이 완결된 단계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기술·운영 신뢰와 고객 배려 신뢰는 상당 부분 회복됐지만, 과징금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인 공정성·책임 신뢰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침투 탐지 미흡과 사고 초기 대기 혼란도 신뢰 회복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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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개최한 '기업의 경영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참석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기업 위기극복 프로세스 제도화 필요성이 언급됐다. 김모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침해사고 때 기업이 어떤 프로토콜로 대응해야 하는지 정부가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며 “산업 전체가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메뉴얼이 표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효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은 뒤이어 침해사고가 난 다른 통신사와 비교해 SK텔레콤의 사후 대응이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하며 “기업 위기관리 핵심은 사고 수습에 그치지 않고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혜연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은 “지표 정상화를 신뢰 회복의 긍정적 신호로 생각할 수는 있지만 완전한 회복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고객 신뢰를 행동 지표로 측정하는 모델을 고민 중”이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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