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 집값, '반도체 셔틀버스' 따라 움직인다… 다음 수혜지는?

삼성·SK 셔틀 노선 따라 판교·동탄·광교 대장 아파트 신고가 경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SK하이닉스 클러스터 조성 속도…동탄 중심 반도체 벨트 확장 기대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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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부권 반도체 수혜지역 주요단지 시세. 사진=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입주자모집공고

경기 남부 아파트 시장에서 반도체 '셔세권(셔틀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입지를 뜻하는 신조어)'이 집값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근버스가 운행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아파트 단지들이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까지 속도를 내면서 반도체 벨트의 중심축이 경기 남부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 판교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03㎡는 지난달 23일 36억원(17층)에 거래됐다. 분당 정자동에서는 지난달 청약을 받은 '더샵 분당하이스트'가 전용 84㎡ 분양가를 최고 29억8,100만원으로 책정했는데도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평균 3.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화성 동탄의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6월 4일 22억2,500만원(33층)에 손바뀜되며 동탄 국민평형 20억원 시대를 열었다. 2024년 이 면적 최고가(16억6,000만원)와 비교하면 2년 새 5억원 넘게 뛰었다. 수원 광교 원천동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84㎡는 이달 9일 21억3,000만원(26층)에, 용인 수지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용 84㎡는 지난 8월 19억원에 거래되며 각각 해당 면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직전 상승기 고점인 2021년 1월(14억9,500만원)보다 4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지역의 공통분모로 반도체 사업장 접근성을 꼽는다. 고소득 반도체 종사자들이 출퇴근 동선을 기준으로 집을 고르면서, 통근버스 노선과 통근 시간이 곧 시세를 설명하는 변수가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용인 반도체 산단이라는 새 일자리 축이 더해지면서, 기존 사업장과 신규 산단을 함께 품는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셔세권이 시세를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연결기준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의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782.5% 늘었다. 실적 개선이 성과급과 채용 확대로 이어지면서 사업장 출퇴근이 편한 단지를 찾는 실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광교와 동탄이 대표적이다. 광교 일대는 신분당선 역세권에 삼성전자 통근버스 정류장이 인접한 단지들을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졌고, 동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와 맞닿은 입지에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통근 수요, GTX-A·KTX가 정차하는 동탄역 교통망까지 더해지며 경기 남부 국민평형 20억원 시대를 이끌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기 남부에서는 지하철역만큼이나 반도체 사업장으로 가는 통근버스 정류장이 집값을 설명하는 변수가 됐다”며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사업장까지 몇 분 걸리느냐에 따라 시세가 갈리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벨트는 앞으로 더 넓어진다. 용인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원 약 777만㎡(약 235만평)에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입해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팹) 6기를 짓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지난해 12월 토지 보상 협의가 시작됐고, 이달 1공구 부지조성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용인 원삼면 일원 약 416만㎡(약 126만평)에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월 1기 팹 공사에 들어갔으며, 당초 내년으로 잡았던 준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클러스터 전체에는 단계적으로 약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

두 산단과 기존 사업장을 잇는 도로망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국지도84호선(화성 중리~용인 천리) 추진과 함께, 용인시와 화성시는 지난해 11월 동탄과 용인 남사읍을 잇는 연결도로·터널 건설에 협력하기로 공동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이 구도에서 동탄의 위치에 주목한다. 기존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신규 용인 국가산단, SK하이닉스 클러스터의 한가운데에 동탄이 놓여 있어서다. 현재 일터와 미래 일터를 동시에 품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값은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한 주 새 0.66% 올라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0.26%)의 2.5배를 웃돌았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20%를 넘어섰다. 앞서 9월 말 조사에서는 한 주 새 0.47% 오르며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에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분양에 나선 '아크메르 동탄'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화성시 동탄구 반송동 일원에 짓는 아크메르 동탄은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7개 동, 전용 84~188㎡ 총 1,808가구 규모다.

단지에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까지는 도보 약 10분(차량 5분), 기흥캠퍼스까지는 차량 약 10분 거리다. 용인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클러스터도 차량으로 약 30~40분이면 닿을 수 있으며, 도로 교통망 개설과 확장이 추진 중으로 향후 접근성 및 소요시간도 개선될 예정이다. 단지 앞에는 삼성전자 통근버스 정류장이 있다. 특히 동탄인덕원선 반송역(공사중·가칭) 신설이 예정돼 있고, 아크메르 동탄 95(M1-1-2블록)와 역사를 잇는 지하 직결 통로도 추진 중이다. 반송역에서 동탄역까지는 한 정거장으로, 동탄역에서는 GTX-A와 KTX로 환승할 수 있으며 GTX-A 이용 시 강남권(삼성역)과 서울역 등으로 약 20~30분대면 이동할 수 있다.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는 16억5,120만~17억1,680만원으로, 셔틀 노선 위 대장 단지들의 국민평형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주방에는 이탈리아 주방가구 '쿠치네 루베'와 독일 수전 '한스그로헤', 마감에는 이탈리아 세라믹 타일 '인피니티'가 적용되며, 이탈리아 원목마루 '리스토네 조르다노', 거실창호는 LX하우시스의 프리미엄 창호 브랜드 '론첼(LONCHEL)', 욕실은 세계적인 위생도기 브랜드 '아메리칸 스탠다드'와 이탈리아 브랜드 '스카라베오'가 적용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기 남부 집값은 결국 반도체 일자리와의 거리가 결정해 왔다”며 “기존 화성·기흥캠퍼스에 용인 두 산단까지 한꺼번에 아우르는 동탄 중심부 신축이라는 점에서, 아크메르 동탄은 반도체 벨트 확장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단지로 꼽힌다”고 내다봤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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