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에게 전화해 인터뷰해라”…中 명문대 파격 과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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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명문대가 학생들에게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독특한 강의를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의 한 명문대가 학생들에게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독특한 강의를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장쑤성 난징대에서 진행되는 '구두 표현' 강좌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과목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강의는 전직 방송 프로듀서이자 감독인 쉬카이가 2015년 처음 개설했다.

수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활동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질문을 주고받는 과제다. 인터뷰할 대상을 구하기 위해 부모나 지인에게 모르는 사람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학생도 있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화 상대를 공개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수강생 훙이밍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30차례 넘게 전화를 시도했지만, 실제로 응답한 사람은 5명에 그쳤다. 이 중 3명은 통화 직후 전화를 끊었고, 다른 한 명은 그를 사기 전화로 의심했다. 어렵게 대화를 이어간 상대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훙이밍에게 진로를 설계하는 요령과 난징에서 여가를 즐기는 방법을 알려줬으며,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두 마리에 관한 이야기도 나눴다.

학생들은 발신 번호가 낯설다는 이유로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과제를 수행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졌다고 전했다. 부담을 이기지 못해 강의를 그만둔 학생도 있었지만, 과제를 끝낸 뒤에는 오히려 해당 활동을 계속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도 나왔다.

쉬카이는 이 과제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며, 학생들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을 때 그 가치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좌의 목표는 말솜씨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낯선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교류하며, 한층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쉬카이는 중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중시해 온 '행동은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하라'는 가치관이 학업이나 업무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자기표현과 인간관계를 발전시키는 데는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내성적이라고 규정하거나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쉬카이는 성격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충분히 익힐 기회가 없었던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강의에서는 말로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 외에도 몸짓과 표정 등 비언어적 신호가 상대방과의 관계 형성에 미치는 영향도 다룬다. 특히 대학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신입생들이 새로운 공동체에 무리 없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강좌는 여러 해에 걸쳐 난징대 학생들이 선호하는 수업으로 꼽혔다. 강의를 이끄는 쉬카이도 교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강사', '매력적인 강사' 등의 상을 받으며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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