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마련한 비대면진료 시행규칙에 의사·약사단체와 플랫폼 업계가 모두 반발하고 있다. 산업계는 초진 처방일수와 진료지역 제한이 환자 접근성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약계는 환자 안전을 위해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22일 서울 스페이스쉐어 강남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개정안은 초진 비대면진료 처방일수를 원칙적으로 7일로 제한하되 기존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면 한 차례 최대 30일까지 허용한다. 초진 진료지역은 원칙적으로 환자의 주소지나 실거주지와 같은 시·도로 제한한다.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은 반기 기준 30%, 의사 1인당 진료 건수는 반기 기준 월평균 500건으로 정했다. 다만 야간·휴일 비대면진료는 진료량 제한 산정에서 제외한다.
원산협은 같은 질환을 치료받던 환자도 다른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받으면 초진으로 분류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진으로 인정받으려면 같은 의료기관에서 최근 6개월 이내 대면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고 증상도 같아야 한다.
선재원 원산협 공동대표는 “처방일수는 환자 상태와 치료 이력을 고려해 의료진이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산협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기간에 초진·재진을 포함한 전체 처방 이력 중 7일을 초과한 -처방은 54.8%였으며, 1회 평균 처방일수는 33.7일이었다. 원산협은 만성질환은 30일 이상 처방 비중이 98%를 웃돌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기존 진료 기록이 있다면 다니던 의료기관에서 재진으로 처방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초진으로 장기 처방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의협 관계자는 “비대면 초진은 환자 진술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필요한 검사도 진행할 수 없다”며 “증상에 맞춰 단기간 처방한 뒤 호전되지 않으면 추가 검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진료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초진 30일 예외 처방을 삭제하거나 14일 이내로 줄이고, 초진 진료지역도 시·군·구로 좁힐 것을 요구했다. 야간·휴일 진료를 건수 제한에서 제외한 조항에도 반대했다. 특정 처방에 환자가 몰리거나 비대면진료 전담기관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한약사회는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미 30일 예외 처방을 받았는지 확인할 시스템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확인체계 구축 전에는 예외 처방을 허용하지 않고, 구축 이후에도 14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진에도 최대 60일의 처방 상한을 요구했다.
한편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 안전과 국민 편의, 의약품 오남용 방지, 시범사업 처방일수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