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 빈 공간에 닷새간 8000명···예술 놀이터가 된 가을

'아트파먼트 위크 2026' 성황리 폐막···전년 대비 관람객 60% 증가

34개 갤러리·작가 참여, 오픈스튜디오 투어·특별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

도시재생과 예술의 만남···2027년 세 번째 축제 개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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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parment Week 2026》 가을 저녁, 행사장으로 향하는 관람객 / 자료제공 ⓒ갤러리끼

갤러리끼(대표 이광기)가 주최·주관한 도시재생 예술축제 '아트파먼트 위크 2026(Artparment Week 2026)'이 닷새간 8000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아트팩토리 엔제이에프와 파주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출판도시의 유휴공간을 예술 전시장으로 탈바꿈시켜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했다. 지난해 첫 개최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후원했다.

올해 축제는 입장료를 없애고 관람과 모든 부대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비어 있던 호실을 활용한 아트페어를 비롯해 작가 작업실을 찾아가는 오픈스튜디오 투어, 특별강연, 라이브 그래피티 월 페인팅, 하이엔드 오디오 청음, 야외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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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부스 전시 현장 / 자료제공 ⓒ갤러리끼

문턱 낮추자 관람객 8000명···퇴근길 직장인·가족 관람객 발길

무료 개방 효과는 관람객 증가로 이어졌다. 닷새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8000명으로 지난해 5000명보다 60% 증가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한 사전등록에도 964명이 신청했다.

매일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된 나이트 아트페어에는 평일 퇴근 후 전시를 즐기려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말에는 반려견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찾으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해가 지면 비어 있던 호실마다 불이 켜지고 조명 아래 작품과 관람객이 어우러지면서 출판도시의 유휴공간은 색다른 야간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오랫동안 활용되지 않던 공간이 예술과 시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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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parment Week 2026》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 / 자료제공 ⓒ갤러리끼

빈 호실이 갤러리로···34개 갤러리·작가 참여

아트팩토리 엔제이에프 A동과 B동 1층의 빈 호실은 축제 기간 34개 갤러리와 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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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parment Week 2026》 오픈스튜디오 투어 김윤신 작업실,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김윤신 작가 / 자료제공 ⓒ갤러리끼

기존 공간에 별도의 가벽을 설치하지 않고 호실 구조를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들은 마치 이웃집을 방문하듯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며 회화와 조각, 도자, 판화, 아트 굿즈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했다.

특히 기존 건축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예술적 기능을 부여한 전시 방식은 도시재생과 문화예술의 결합이라는 축제의 취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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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튜디오 투어 현장 / 자료제공 ⓒ갤러리끼

작가 작업실 직접 찾는 오픈스튜디오 투어···184명 참여

이번 축제에서 높은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은 작가들의 작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오픈스튜디오 투어였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하루 두 차례씩 총 8회 운영된 투어에는 184명이 참여했다. 오전 A코스에 70명, 오후 B코스에 114명이 함께했으며 첫날인 8일에는 하루에만 62명이 투어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해 파주출판도시 일대에 자리한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작품 제작 과정과 창작 철학을 직접 살펴봤다. 오전 A코스는 김기라 작가의 작업실을 시작으로 단추와 핀을 활용해 이미지를 구성하는 황란 작가, 달항아리 연작으로 알려진 최영욱 작가의 작업실과 하종현 아트센터를 차례로 방문했다.

오후 B코스는 하종현 아트센터를 출발해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조각가 김윤신, 붉은 단색 산수 연작 'Between Red'로 알려진 이세현, 철도 침목과 철 등 산업 재료를 활용하는 조각가 정현, 작은 의자를 통해 부재와 기억을 표현해 온 지석철 작가의 작업실로 이어졌다.

작가들은 작업 도구와 재료, 제작 중인 작품을 공개하고 참가자들과 창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투어 해설은 미술평론가 안현정 박사와 미술기자 조상인이 맡았다. 안 박사는 목요일과 금요일, 조 기자는 토요일과 일요일 일정을 진행하며 작품의 미술사적 맥락과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설명했다.

사전예약이 조기 마감될 만큼 관심을 모은 오픈스튜디오 투어는 평소 일반 관람객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개방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갤러리끼는 해당 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축제의 대표 콘텐츠로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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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열린 최태성 특별강연 / 자료제공 ⓒ갤러리끼

미술·음악·역사·경제 아우른 특별강연···225명 참석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특별강연에는 총 225명이 참석했다. 미술을 중심으로 음악과 역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명이 연사로 나서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첫날에는 갤러리신라 이준엽 대표가 '우리는 왜 갤러리를 하는가'를 주제로 작가와 작품, 컬렉터를 연결하는 갤러리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오유경 아나운서는 '명곡이 된 명화'를 통해 미술과 음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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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오유경 특별강연 「명곡이 된 명화」 / 자료제공 ⓒ갤러리끼

10일에는 방송인이자 아트디렉터인 한젬마가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운다'를 주제로 미술이 삶에 전하는 위로와 메시지를 공유했다.

역사 커뮤니케이터 최태성의 '역사 속 예술-시대를 담은 그림들' 강연은 사전예약이 조기 마감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주최 측은 많은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 강연 장소를 야외로 옮겼으며, 참가자들은 가을 저녁 야외에서 그림을 통해 역사의 흐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날에는 경제 크리에이터 주언규가 '콘텐츠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를 주제로 창작 활동의 지속 가능성과 콘텐츠 비즈니스의 조건을 설명했다. 이번 강연은 예술을 미술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음악과 역사, 경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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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그래피티 월 페인팅 완성작 / 자료제공 ⓒ갤러리끼

라이브 그래피티·하이엔드 오디오 청음···예술 체험 확대

갤러리끼 앞 대형 벽면에서는 위제트·윤삼·시치·살보 등 그래피티 작가 4명이 참여한 '라이브 그래피티 월 페인팅'이 진행됐다.

K-팝 뮤직비디오 그래피티 작업으로 알려진 작가들은 축제 기간 빈 벽면에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관람객들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사진을 촬영하는 등 현장 예술의 생동감을 경험했다. 완성된 벽화는 행사 이후에도 남아 출판도시의 새로운 볼거리로 활용된다.

갤러리끼 부스에서는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로이코(ROYCO)와 함께하는 특별 청음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오유경 아나운서의 강연에서 소개된 음악을 작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해 미술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경험을 제공했다. 복순도가와 로이코 등 9개 협찬 브랜드가 마련한 관람객 참여 이벤트에는 총 72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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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parment Week 2026》 주단 「변신이발소」 설치와 퍼포먼스 현장 / 자료제공 ⓒ갤러리끼

잔디마당으로 나온 예술···야외 요가와 '변신이발소' 눈길

전시장 밖 잔디마당에서도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10일과 11일 오후에는 야외 요가 프로그램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돌담과 조형물이 어우러진 잔디마당에서 요가를 즐기며 예술 감상과 휴식을 함께 경험했다.

주단 작가의 '변신이발소'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분홍색 수건과 빗, 빗자루 등을 실은 이동식 카트와 의자로 구성된 야외 이발소는 설치미술 작품이자 퍼포먼스 공간으로 운영됐다.

현장에서는 실제 관람객의 머리를 다듬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일상적인 이발 행위를 예술로 확장한 이색적인 시도에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추며 호응했다. 이처럼 전시장 안팎을 연결한 프로그램은 예술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축제의 성격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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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일 오프닝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이광기 대표 / 자료제공 ⓒ갤러리끼

“예술과 함께 사는 삶”···2027년 세 번째 축제 예고

축제는 지난 7일 오후 5시 열린 오프닝 행사로 시작됐다. 참여 갤러리와 작가, 협찬 브랜드 관계자, 관람객들이 야외에 모여 바비큐 파티를 즐기며 닷새간의 축제 개막을 함께했다.

이광기 갤러리끼 대표는 개막 인사에서 축제를 함께 준비한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비어 있던 공간을 예술로 채우는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축제 총괄 기획을 맡은 이 대표는 폐막 소감을 통해 “올해는 문턱을 낮추기 위해 입장료를 없앴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비어 있던 공간을 찾아와 주셨다”며 “퇴근길에 들른 직장인, 반려견과 함께 온 가족, 작가의 작업실에서 눈을 반짝이던 투어 참가자들을 보며 예술이 삶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광기 대표는 이어 “함께해 주신 갤러리와 작가, 관람객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더 많은 이웃과 함께하는 축제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갤러리끼는 아트파먼트 위크를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파주출판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예술인과 기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로컬 문화 브랜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세 번째 축제는 2027년 가을 개최될 예정이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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