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가 다른 추락방지 안전장비를 함께 사용할 수 없거나, 하나의 작업장에서 서로 다른 보호복 착용 규정이 중복 적용되는 등 산업현장의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경제계 건의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 현장에서 발굴한 하반기 규제개선 과제 129건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부처별로 엇갈리는 규제와 중복된 기준, 실제 산업현장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 등을 개선해 달라는 내용이다.

대표적인 과제는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추락방지 안전장비의 호환성 문제다.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는 몸에 착용하는 안전대를 구조물에 고정된 자동잠금장치인 안전블록에 연결해 사용한다. 그러나 현행 인증체계에서는 안전대와 안전블록을 세트로 인증해 제조사가 다른 제품끼리는 조합해 사용하기 어렵다.
통상 안전블록은 원청업체가 설치하고 안전대는 협력업체가 지급한다. 이에 따라 원청업체가 바뀔 때마다 협력업체는 기존 안전대와 호환되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개당 평균 8만원인 안전대를 새로 구매해야 한다.
대한상의는 안전 성능과 연결부 규격이 일치한다면 제조사가 달라도 장비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산업현장에서 보호복 착용 기준이 중복 적용되는 문제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열과 불꽃, 전기 등 현장의 위험 특성에 맞춰 보호복 착용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산화탄소처럼 피부 자극이 없는 가스를 취급하는 경우 호흡보호구는 유지하되 보호복 기준을 조정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 밖에도 대한상의는 식음료 제품의 라벨 표시 규정 개선 등을 비롯한 129건 과제를 건의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규제합리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부처 간 엇갈린 기준이나 제도가 현장 여건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문제가 여전히 많다”며 “정부가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 현장 눈높이에 맞게 제도를 과감히 정비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