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쇼핑·구독 서비스 등에서 소비자의 착각이나 부주의를 유도하는 '다크패턴' 규제 기준을 13개 유형으로 정리했다. 회원탈퇴나 계약해지 버튼을 찾기 어려운 곳에 숨기지 않고 로그인 첫 화면이나 한 번의 클릭으로 연결되는 '마이페이지' 등에 배치하도록 권고했다.
공정위는 6일 '다크패턴 방지를 위한 온라인 인터페이스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2023년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과 지난해 내놓은 6개 유형 규제 문답서를 하나로 합치고, 모니터링과 법 위반 의심 사례의 시정 결과를 반영해 판단 기준을 구체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회원탈퇴와 계약해지 절차다. 탈퇴 버튼을 '개인정보 수정'이나 '보안설정'처럼 이용자가 예상하기 어려운 메뉴에 두지 않고 로그인 첫 화면이나 여기서 한 번만 클릭하면 연결되는 화면에 배치하도록 했다. 명칭 역시 '멤버십 취소', '회원 탈퇴'처럼 용도를 바로 알 수 있게 표시할 것을 권고했다.
가입은 클릭 몇 번으로 끝나는데 해지는 전화로만 받는 방식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구매·가입했다면 원칙적으로 같은 웹·앱에서 취소하거나 탈퇴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입 때보다 지나치게 많은 클릭을 요구하거나 불필요한 의사 확인 절차를 끼워 넣는 행위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가격을 쪼개 보여주는 관행에도 기준을 제시했다. 상품 가격을 처음 노출하는 검색 결과나 목록 화면부터 배송비·설치비·세금 등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합친 총액을 표시하는 게 원칙이다. 숙박상품의 도시세·리조트피처럼 현장에서 내는 필수 비용도 포함한다. 금액을 사전에 확정하기 어렵다면 제외 항목과 그 이유를 가격을 처음 접하는 단계에서 알려야 한다.
정기결제 금액을 올리거나 무료 서비스를 유료로 바꿀 때는 전환일 전 30일 이내에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초 가입 당시 약관에 자동결제 내용을 넣어뒀더라도 별도의 동의 절차를 대신할 수 없다. 이용자가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한 번 거절한 선택을 팝업으로 거듭 묻는 행위도 제한한다. 이미 내린 결정을 바꾸도록 두 차례 이상 요구하는 '반복간섭'이 대표적이다. 다시 권유하려면 '7일간 다시 보지 않기'처럼 최소 7일 동안 동일한 요구를 받지 않을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를 △편취형 △오도형 △방해형 △압박형 등 4개 범주, 13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숨은갱신과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 사전선택, 거짓 할인·추천, 유인 판매, 위장 광고, 취소·탈퇴 방해 등이 해당한다.
전자상거래법상 금지된 다크패턴을 위반하면 시정조치와 함께 사안에 따라 영업정지나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숨은갱신이나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 사전선택 등에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번 지침 자체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실제 위법 여부는 전자상거래법과 하위 법령, 소비자보호지침 등에 따라 판단한다.
공정위는 “다크패턴 규제에 대한 사업자의 이해를 높이고 관련 의무를 원활하게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피해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법 위반 행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