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다음은 반쵸·고질라... 민트로켓 “레퍼런스 없는 게임 다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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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민트로켓 우찬희 기획 리드, 황재호 대표, 서보성 프로그래밍 리드, 정기엽 아트 리드

'데이브 더 다이버'로 1000만장을 만든 민트로켓은 차기작에서 기존 성공 공식을 그대로 답습할 생각이 없다. '반쵸 더 셰프'와 고질라 신작을 앞세워 콘솔과 모바일에서 서로 다른 방식의 게임을 만들고, 개발 과정에는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되 최종 결과물은 사람이 책임지는 원칙을 세웠다.

우찬희 기획 리드는 민트로켓의 강점을 “레퍼런스가 없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데이브 역시 바다 탐험과 초밥집 경영을 결합한 선례가 거의 없었다. 흥행 이후 유사한 구조를 차용한 이른바 '데이브 라이크' 게임들이 등장했지만, 다시 같은 방식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소재를 찾고자 한다.

우 리드는 “'반쵸 더 셰프'도 요리 게임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유명한 요리 게임은 있지만 주류 장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요리는 누구나 좋아하고 인간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소재”라고 말했다. 이어 “요리 게임의 재미에 저희가 잘하는 캐릭터와 페이싱, 유머를 버무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반쵸 더 셰프'는 데이브의 인기 캐릭터 반쵸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돌아다니며 요리 대결과 수련을 이어가는 콘솔 게임이다. 한때 모바일 버전도 검토했지만 현재는 콘솔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글 DLC 제작에 참여했던 주요 인력도 다시 반쵸 프로젝트로 이동했다.

픽셀 아트에서 3D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민트로켓 특유의 캐릭터 표현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정기엽 아트 리드는 “일반적인 모델러들은 게임식으로 과장된 비율이나 체형에 익숙하다”며 “눈을 크게 만들거나 팔다리를 길게 하는 대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인상을 섬세하게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데이브의 아트 경험도 그대로 이어진다. 정 리드는 다양한 외부 지식재산(IP)을 픽셀 스타일로 옮기는 과정에서 원작의 개성과 민트로켓의 색깔 사이에서 수많은 조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용과 같이' 협업에서는 캐릭터 수염의 농도를 픽셀 몇 개 단위로 수정했고, '명조'처럼 미형 캐릭터가 중심인 IP는 데이브 특유의 캐릭터 비율과 맞추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프로그래밍 측면에서는 창작 아이디어를 처음부터 기술적 한계로 잘라내지 않는 원칙을 유지한다. 서보성 프로그래밍 리드는 “프로그래머가 개발 초창기부터 '이건 성능상 안 된다'고 하면 회의가 얼어붙는다”며 “그러면 기획자가 스스로 아이디어를 잘라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래머의 역할을 “한정된 성능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총무”에 비유했다. 초반에는 기획과 아트가 자유롭게 시도하게 두고, 이후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데이브 개발을 통해 PC·콘솔 최적화 경험도 상당 부분 축적한 만큼 이를 반쵸 개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AI 활용도 크게 늘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용 정글 DLC 최적화 과정에서 복잡하게 얽힌 리소스를 찾아 정리하는 반복 작업에 AI가 활용됐다.

서 리드는 “사람이 하나하나 추적하면 몇 달 동안 다른 일을 못 할 정도의 작업”이라며 “AI는 관련 지식이 풍부하고 처리 속도도 빨라 사람이 할 때보다 몇 배의 효율이 나온다”고 말했다. 코드 수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휴먼 에러나 새로운 버그를 찾아내는 작업에도 AI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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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민트로켓 우찬희 기획 리드, 황재호 대표, 서보성 프로그래밍 리드, 정기엽 아트 리드

기획 단계에서의 AI 활용 방식은 또 다르다. 과거에는 기획자가 문서와 레퍼런스로 아이디어를 전달했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직접 만들어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우 리드는 “예전에는 원하는 것을 글과 말로 설명하다 보니 서로 다르게 이해해 재작업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지금은 실제로 작동하는 형태로 '이런 것'이라고 보여줄 수 있어 팀 안에서 생각을 맞추기가 훨씬 쉽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가 직접 접하는 결과물에서 만큼은 AI 활용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우 리드는 “아트는 AI 결과물이 최종 결과물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소통 과정과 중간 단계, 방향성 점검에만 활용하고 최종 결과물은 무조건 사람이 만든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유머 역시 몇몇 개인의 아이디어보다 개발진 사이의 공통된 감각에서 나온다. 우 리드는 “개발 단계에서 '여기에 유머를 넣자'고 접근하지 않는다”며 “먼저 게임 플레이와 시스템을 만든 뒤 그 위에 유머를 입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1000만장이라는 기록에도 민트로켓 내부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다. 우 리드는 황재호 대표가 농담처럼 말하던 '설레발 필패'가 어느새 회사 전체의 기조가 됐다고 전했다. 팀원들이 직접 '설레발 필패' 티셔츠까지 만들 정도다.

그럼에도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과를 기념하는 방식 또한 남달랐다. 600만장 돌파 때 풍물패를 불렀고 1000만장 달성 때는 120㎏짜리 참치 해체쇼를 열었다. 오는 10월 말에는 오키나와에서 기념 워크숍도 진행한다. '바다로 먹고사는 회사'답게 추라우미 수족관을 단체로 찾을 예정이다.

황 대표는 1000만장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함께해온 사람들이 크게 이탈하지 않고 민트로켓이라는 조직을 유지해온 점을 더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민트로켓이 곧 2주년인데 예전부터 함께한 사람들이 크게 이탈하지 않고 쭉 같이 온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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