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AI안전관리 인증] “탄소 줄이고 위험은 미리 찾는다”…복합위험 시대, 도시 안전 기준 바뀐다

김인건 도시재생안전협회 대외협력부회장 “저탄소·AI 안전관리, 지속가능 도시 기본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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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건 대외협력부회장

기후위기와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 속도와 외형적 성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탄소를 얼마나 줄였는지, 위험을 얼마나 일찍 발견하고 대응하는지가 도시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폭우·폭염 등 자연 재난에 노후 시설, 인구 밀집, 디지털 시스템 장애와 사이버 위협까지 겹치는 복합위험이 현실화하면서 도시 안전도 사후 대응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도시재생안전협회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저탄소인증과 AI안전관리인증을 양대 축으로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의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 서남부 지역을 담당하는 제51보병사단 사단장을 역임한 김인건 도시재생안전협회 대외협력부회장은 “도시의 위험은 하나씩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위험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사고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군 지휘관 경험을 도시 안전에 적용하면 '사전 대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에서도 개별 상황보다 여러 위험이 동시에 발생하는 동시다발적 복합상황을 전제로 대비한다”며 “도시 역시 평소 점검과 명확한 지휘·보고체계, 반복 훈련, 유관기관 협업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가 저탄소인증과 AI안전관리인증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탄소인증이 도시와 시설의 운영 과정에서 탄소 감축을 실천하도록 하는 기준이라면 AI안전관리인증은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안전관리 기준이다. 김 부회장은 “기후위기는 도시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복합재난은 시민 일상과 생명을 위협한다”며 “하나는 환경 부담을 낮추고 다른 하나는 안전 역량을 높이는 만큼 두 제도가 함께 작동해야 지속 가능하면서도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고 설명했다.

저탄소인증은 단순한 친환경 홍보와 차별화해 실제 운영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오래된 건축물과 비효율적인 설비, 에너지 관리 사각지대 등 탄소 감축의 병목 요인을 찾아 에너지 절감, 자원순환, 친환경 운영, 구성원 참여와 관리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협회는 2023년 인증사업을 시작한 이후 130여 건의 성과를 축적했다. 최근에는 청주도시공사, 부산도시공사, 인천시설공단 등 지방공기업을 비롯해 시흥도시공사 그린센터와 평택에코센터를 운영하는 평택이오스 등 자원순환 현장과 개별 시설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코레일 충북본부, 하남시의회,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등 참여 기관도 다양해지고 있다.

AI안전관리인증은 AI 기술 도입 여부보다 실제 안전관리 효과와 운영체계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재 공공부문 13곳과 일반기업 4곳 등 총 17개 기관·기업이 참여했다. 인천서해구시설관리공단을 시작으로 군포도시공사, 부천도시공사, 의왕도시공사, 창원시설공단, 인천시설공단, 광진구시설관리공단 등으로 확산됐으며 최근에는 대규모 다중이용시설인 킨텍스도 인증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AI 센서와 영상분석, 위험예측,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이 확산하고 있지만 기술을 도입했다고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위험을 실제로 줄이는지, 오탐·미탐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장애 발생 시 대응체계가 작동하는지, 정보보안과 사이버보안은 확보됐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화려함보다 현장 적용성과 운영 신뢰성을 점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인증서 수여에 그치지 않고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는 데도 힘을 싣고 있다. 광진구시설관리공단과 킨텍스 AI 안전관리 사례, 청주도시공사와 평택이오스의 저탄소 실천 사례 등을 알리고 있으며, 오는 10월 14일 도시안전기술박람회에서는 저탄소와 AI 안전 분야 우수기관을 조명할 계획이다. 저탄소인증 2년 연속 획득, AI안전관리인증, 사회적 가치와 연계된 우선구매 실적 등을 함께 보는 실천형 ESG 대상도 추진한다.

김 부회장은 ESG 역시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측정되는 성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은 탄소 감축, 사회는 시민과 근로자의 안전, 거버넌스는 검증된 기준의 적용과 결과 공개, 책임 있는 구매와 협력체계 구축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 규범 변화도 국내 도시와 공공기관에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탄소중립 정책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각국의 AI 신뢰성과 안전 관련 규범 등이 도시와 기업의 운영 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 스마트시티와 국제 도시협력 사업에 참여하려면 탄소 감축 수준과 AI 시스템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 현장에 맞는 인증과 데이터 축적이 해외 기준에 대응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협회는 현장과 정책 사이의 가교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증 과정에서 축적한 사례와 데이터를 정책 개선에 활용하고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 기술기업, 학계가 참여하는 협력망도 확대한다. 특히 인증 건수 확대에 머물지 않고 인증 이후 개선이 지속되는지 확인하고 우수사례를 확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김 부회장은 미래 도시를 “탄소를 줄인 성과를 데이터로 증명하고, 위험을 사고 이전에 발견하며, 시민이 일상에서 안심할 수 있는 도시”라고 정의했다. 그는 “저탄소 전환과 AI 기반 안전관리는 선택적인 부가사업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의 기본 체력”이라며 “지금부터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현장에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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