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2명, 최근 한국에 보냈다”…韓정부 아닌 젤렌스키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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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최근 한국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이들의 입국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연설을 통해 먼저 공개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두 포로의 생포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이들 가운데 한 명이 포로가 될 가능성을 인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북한의 통제적인 사회체제와 연결하며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북한군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들의 생포 사실을 공개하면서 존재가 처음 알려졌다.

이들은 이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한 포로는 지난해 2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로가 된 것이 북한에서 변절로 간주될 수 있다며 한국행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후 탈북민 단체를 통해서도 한국으로 귀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헌법상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과 당사자들의 귀순 의사를 고려해 이들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다만 실제 한국 입국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양국 정부는 포로들의 한국행을 놓고 수개월간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군 포로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한국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포로 문제를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앞서 3월 한·우크라이나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양국은 같은 원칙에 따라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발언으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이 사실상 처음 공개됐다. 한국 정부가 민감한 외교·안보 사안을 조용히 처리해온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내용을 공개하면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의 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러시아 지원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을 러시아에 보내는 대가로 무언가를 얻고 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군이 러시아군의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됐으며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적절한 시기에 중단되거나 책임이 물어지지 않으면서 전쟁의 영향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북한군 포로 문제는 한국의 헌법상 국적 문제와 국제법, 포로의 자유의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라는 외교적 사안이 동시에 얽혀 있다. 특히 북한군 포로들이 한국행 의사를 명확히 밝힌 만큼, 이들의 신병 처리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사를 어떻게 보장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거론돼 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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