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금리 오르면서 고객 수요 늘어
파킹통장 금리·한도 잇따라 올려
파킹통장에 돈을 넣어두고 주식시장에 들어갈 기회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에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대기자금을 잡기 위해 파킹통장의 금리와 한도를 잇따라 올리면서다.
iM뱅크는 다음 달 26일부터 파킹통장 '비상금박스'의 가입 계좌 수를 기존 1인 1계좌에서 최대 3계좌로 늘린다. 예치 한도도 계좌당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5배 확대한다.
금리 경쟁도 본격화됐다. SC제일은행은 파킹통장에 최고 연 4%의 특별금리를 내걸었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이달 들어 각각 0.2%포인트, 0.11%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은행들이 갑자기 파킹통장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은행 입장에서는 주식시장 등에 들어가기 전 잠시 머무는 자금을 새로운 수신원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구불예금처럼 금리가 낮은 자금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661조9826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약 4조원 감소했다. 은행권이 고객의 대기자금을 붙잡기 위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파킹통장에 돈만 넣어두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최고 연 4%'라는 숫자만 보고 가입했다가는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의 'SC제일 Hi 통장'은 첫 거래 고객에게 특별금리를 적용해 최고 연 4.0%를 제공한다. 하지만 특별금리는 내년 1월 31일까지다. 지금 가입한다고 해서 1년 내내 연 4%를 받는 것은 아니다.
소액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의 '쓱머니 KB통장'은 200만원 이하 잔액에 최고 연 4.0%를 제공하고, 우리은행의 '삼성월렛머니 우리 통장'도 200만원 이하에 최고 연 3.5%를 적용한다. 200만원을 넘는 금액에는 훨씬 낮은 금리가 붙는다.
최고금리가 더 높은 상품도 있다. KB저축은행의 'KB팡팡mini통장'은 최고 연 8.0%를 내걸었다. 하지만 해당 금리가 적용되는 금액은 30만원 이하에 불과하다. 30만원을 1년간 연 8%로 맡겨도 세전 이자는 2만4000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금리가 몇 퍼센트냐가 아니라 '내 돈 얼마에 그 금리가 붙느냐'다. 1000만원을 넣어두면서 30만원에만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면 실제 수익은 기대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1년 동안 사용할 계획이 없는 목돈이라면 파킹통장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동호신협과 인천중부신협, 남대전신협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4.30%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000만원을 1년간 맡기면 세전 이자는 43만원이다. 은행권에서도 광주은행 '굿스타트예금'이 최고 연 3.95%, 전북은행 'JB 다이렉트예금통장'이 연 3.81%를 제공한다.
다만 정기예금은 중도해지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1년 안에 돈이 필요해 예금을 깨면 약정금리보다 낮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투자할 수도 있는 돈까지 정기예금에 묶어두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결국 파킹통장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금리보다 돈을 언제 쓸 것인지다. 주식 등 투자처를 기다리는 자금이라면 자유롭게 꺼낼 수 있는 파킹통장이 유용할 수 있다. 반면 1년 동안 사용할 계획이 없는 목돈이라면 정기예금과 금리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은행들이 대기자금을 잡기 위해 금리 경쟁에 나서면서 소비자에게 선택지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고 연 몇 퍼센트'라는 숫자 뒤에는 적용 한도와 우대조건, 금리 적용 기간이 숨어 있다. 파킹통장에 돈을 넣어두기 전, 실제 내 돈에 얼마의 금리가 적용되는지를 계산해보는 것이 먼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