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장례 날짜 AI에 물어봤는데…中 남성, 챗봇 회사에 손배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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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 남성이 인공지능(AI) 챗봇이 알려준 장례 날짜를 따랐다가 가족에게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며 챗봇 운영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에서 한 남성이 인공지능(AI) 챗봇이 알려준 장례 날짜를 따랐다가 가족에게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며 챗봇 운영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는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해당 AI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장성 자산현에 거주하는 시씨는 지난 4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장례를 앞두고 가족들과 일정을 조율했다.

당초 가족들은 풍수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4월 20일을 장례일로 정했다. 그러나 시씨는 어머니가 숨진 지 나흘 만에 장례를 치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지역에 따라 짝수 날짜를 장례일로 꺼리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시씨는 평소 이용하던 AI 챗봇에게 장례에 적합한 날짜를 문의했다. 챗봇은 4월 19일을 제시했고, 장례 행렬에 앞서 종이로 만든 말과 지전 등을 태우는 의식도 권했다. 시씨는 AI의 답변을 신뢰해 가족과 친지들에게 장례 일정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후 답변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시씨가 장례 시간까지 묻자 챗봇은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를 제안하면서 동시에 4월19일이 장례에 적합하지 않은 날짜라는 내용도 내놨다. 날짜를 재차 확인할 때마다 19일을 권하지 않는 취지의 답변이 반복됐다.

이미 친척들에게 일정을 공지한 상황에서 계획을 다시 변경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가족들은 당초 정한 일정에 따라 19일 장례를 진행했다.

장례 이후에는 한 친척이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가 장례 날짜와 관련이 있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 가족들은 장례일을 잘못 선택해 집안의 풍수에 문제가 생겼다며 시씨를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시씨는 챗봇 운영사인 베이징춘톈즈윈테크놀로지를 상대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해당 사건은 현재 현지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운영사 측은 법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용약관에 AI가 생성한 내용은 참고 자료일 뿐 전문적인 판단이나 조언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시씨는 약관만으로 이용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AI가 제공한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거나 오류 가능성을 알리는 조치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은 물론 전통이나 관습처럼 명확한 정답을 제시하기 어려운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서비스 운영자에게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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