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EV) 중심이던 국내 배터리 국산화가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드론으로 확대되고 있다. ESS와 로봇 등 단기·미래 수요가 빠르게 커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망 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ESS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거나 기존 EV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생산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50GWh 이상을 북미에 구축한다. 상반기 ES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 늘었고 전체 매출 비중도 20% 후반까지 상승했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일부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SK온도 충남 서산공장 7GWh 가운데 3GWh를 ESS용 LFP 라인으로 바꾸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피지컬 인공지능(AI)용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개하고 2027년 하반기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로봇용 원통형 2170 배터리를 공급하며 고출력 탭리스 2170 제품 개발에 나섰다.
드론은 고출력과 경량화를 중심으로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다. 짧은 시간 높은 출력을 내면서 기체 무게를 줄여야 하고 드론별 요구 사양도 달라 맞춤형 셀, 팩 개발이 중요하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도 EV 중심에서 ESS 등으로 수요처가 다변화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배터리저장장치 신규 설치량은 108GW로 전년보다 40% 늘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가 ESS 시장 성장을 이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ESS용 리튬이온배터리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461.3GWh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EV용 배터리 성장률 20%를 크게 웃돌면서 배터리 업계의 생산·제품 포트폴리오 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수요가 다변화할수록 국내 생산 기반과 공급망 확보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국산 드론에는 국산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이 필요하다”며 “소재부터 전극·셀·팩까지 국내 공급망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응할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