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태백시에 4839억원을 투입해 산란계 320만마리를 사육하는 대규모 스마트축산단지가 들어선다. 하루 186만개의 계란을 생산하는 국내 첫 스마트 산란계 단지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가농바이오가 태백으로 이전하면서 355개 일자리도 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태백시를 올해 스마트축산단지조성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농식품부와 태백시, 강원특별자치도, 가농바이오는 오는 2031년까지 45㏊ 부지에 스마트 산란계 단지를 조성한다. 총사업비는 4839억원으로 국비 178억원, 지방비 82억원, 가농 자부담·융자 4579억원을 투입한다.
단지가 완공되면 산란계 320만마리를 사육해 하루 평균 계란 186만개를 생산한다. 국내 하루 계란 생산량의 약 3.7%에 해당한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살처분과 폭염에 따른 산란율 저하로 계란 공급 불안이 반복되는 가운데 대규모 생산기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셈이다.
특히 태백은 고지대에 위치해 열대야가 거의 없어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철새 도래지가 없어 HPAI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사업지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내년 9월부터 산란계 한 마리당 사육면적 기준이 현행 0.05㎡에서 0.075㎡로 강화되는 만큼 신규 시설을 통한 생산 기반 확충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업은 축산단지 조성과 기업의 지방 이전을 결합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포천에 있는 가농바이오가 태백으로 이전해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농식품부는 단지 조성으로 약 355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1986년 11만5000명에 달했던 태백 인구가 올해 3만6700명 수준까지 줄어든 가운데 대규모 민간투자를 지역 산업 재편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축산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에너지·교육 기능도 붙인다. 단지에서 발생하는 계분은 신설 바이오매스 발전시설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발전 수익 일부를 인근 주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스마트 산란계 교육실습장도 마련해 청년농 등을 대상으로 기자재와 솔루션 활용 교육을 제공한다. 계란을 활용한 체류형 체험시설 등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규모 축산시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단지와 인접한 삼척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악취·분진과 가축 질병 확산 등을 우려하고 있다. 태백시는 모든 축사에 유럽식 공기정화시스템인 '에어 스크러버(Air-scrubber)'와 강제 송풍 건조시스템을 설치하고 오·폐수를 정화·재활용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태백·삼척 주민이 악취와 오·폐수 처리 현황을 직접 확인하는 모니터링 체계도 도입한다.
방역도 설계 단계부터 강화한다. 가금류 방역 전문가가 단지 설계에 참여하고 거점 소독시설을 추가 설치한다. 농식품부는 방역관리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320만마리가 밀집한 대규모 단지의 질병 확산 위험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축산단지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축사와 축산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를 한곳에 모으는 사업이다. 현재 충남 당진 젖소 단지가 준공돼 운영 중이며 경남 고성·충남 논산·전남 고흥·담양에서도 단지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태백은 이 가운데 산란계를 대상으로 한 첫 스마트축산단지가 된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태백의 스마트축산단지 사업자 선정은 우리 계란 산업의 미래 도약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생산·가공·유통·연구개발(R&D)과 전문인력 육성, 인공지능(AI) 기반 방역 관리까지 아우르는 세계적인 계란 산업 클러스터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