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에너지 시대, 전기기술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전기과가 지역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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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현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전기과 교수(공학박사).

산업의 역사가 바뀌는 변곡점에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이 있었다.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이끌었고, 전기가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AI), 자동화, 친환경 에너지, 미래 모빌리티가 산업의 질서를 다시 바꾸는 시대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기기술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일각에서는 AI와 자동화가 발전하면 전기기술자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AI가 발전할수록 전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생산시설, 스마트팩토리, 전기자동차, 로봇산업 등 미래산업의 기반에는 반드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정밀한 전기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는 AI·반도체, 미래차·친환경 모빌리티, 스마트에너지·신재생에너지 등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연계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역시 전기과를 비롯해 스마트전기자동차, 지능형에너지설비, 반도체시스템제어, AI융합 등 미래산업과 연결되는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전기과는 앞으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나는 그 답이 '전기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산업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융합형 기술인재 양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전기기술은 AI 시대에도 산업의 근간이다. AI는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데이터는 컴퓨팅 설비를 필요로 하며, 컴퓨팅 설비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스마트팩토리의 자동화 설비도 전기가 필요하고, 전기자동차와 충전 인프라도 전기기술을 필요로 한다.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역시 전기기술 없이는 구현할 수 없다.

결국 AI 시대는 전기기술의 쇠퇴가 아니라 전기기술의 고도화를 요구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전기기술자는 단순히 전선을 연결하고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사람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기설비의 상태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AI를 활용해 고장을 예측하며,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고, 자동화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폴리텍대학도 2026년 AI 기반 교육·훈련·연구·산학협력 등의 전환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AI위원회 운영지침을 마련하는 등 교육의 AI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광주캠퍼스 전기과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앞으로의 교육은 전기 + 인공지능(AI), 전기 + 자동화, 전기 + 에너지, 전기 + 미래차의 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설비의 전압·전류·전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AI로 분석해 이상 상태를 사전에 발견하는 교육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태양광발전과 ESS를 연계해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관리하는 실습도 필요하다.

스마트팩토리의 PLC 제어와 전기설비를 연계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과 전력관리 기술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단순히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현장에서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자로 성장할 수 있다.

물론 전기기사, 전기산업기사, 전기공사산업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격증은 목표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어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넘어 현장에서 설비를 이해하고, 고장 원인을 찾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

광주캠퍼스 산학협력단이 추진하고 있는 산업체 전문가 교육, 현장 방문,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 중심 교육 등은 이러한 방향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특히 광주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전기과를 스마트에너지·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연결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

직업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술 자체가 아니다.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한 명의 학생이 전기기술을 배워 좋은 직장을 얻고,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 기술전문가로 성장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 지역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특히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한 현실에서 지역 대학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기업에 취업하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가 추진하는 지역산업 연계 교육 역시 이러한 방향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교육 → 취업 → 지역 안착'이라는 지역인재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체 전문가 교육과 실전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광주의 미래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하고 있으며, AI와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에너지 역시 친환경·분산형·지능형 체계로 변화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전기가 있다.

따라서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전기과는 과거의 전기교육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통적인 전기기술의 탄탄한 기초 위에 AI, 빅데이터, 자동화, 신재생에너지, ESS,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새로운 기술을 과감하게 접목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전기를 배우면 미래산업의 문이 열린다.”

나는 이것이 광주캠퍼스 전기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전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AI와 미래산업이 발전할수록 전기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전기과의 미래는 곧 미래산업의 미래이며, 전기기술 인재를 키우는 일은 지역의 미래를 키우는 일이다.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전기과가 '전기기술 교육의 중심'을 넘어 'AI·에너지·미래산업 융합기술 인재양성의 중심'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그 길에서 한 사람의 기술인재가 광주의 산업을 움직이고, 그 기술인재들이 모여 광주의 미래를 밝힐 것이다.

조흥현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전기과 교수(공학박사)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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