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욕해봐” 검증하자 500달러 '면접 대타'…北 위장취업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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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평양의사당에서 열린 '공화국 창건' 78주년 기념 국기게양식 및 중앙선서모임에서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기업에 위장 취업해 자금을 벌어들이는 'IT 인력 침투' 수법을 확대하면서 이란과 레바논 등 제3국 인력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NBC뉴스는 미국 정부 당국과 해외 기관, 복수의 사이버보안 연구진을 인용해 북한이 해외 거주자를 채용해 미국 기업 면접에 대신 참여시키거나 현지 접촉을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북한의 위장 취업 조직이 수천명의 인력을 동원해 수백곳의 미국 기업에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수억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확보된 자금은 세탁을 거쳐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이란, 시리아, 레바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현지인을 모집해 서방 기업의 화상 면접에 지원자로 대신 등장하게 하는 방식도 확인됐다. 계약이 성사되면 실제 업무는 북한 측 인력이 넘겨받는 구조다.

사이버 위협 정보업체 플레어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최소 14명의 이란인이 북한 IT 조직에 직접 모집됐으며, 이 가운데 최소 2명은 북한 측 지원자를 대신해 미국 기업의 채용 절차를 통과하고 실제 입사 제안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측 내부 문건에는 한 운영자가 50명 이상의 이란 기술자에게 접촉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원자에게는 월 500달러를 받고 시간제 '면접 대행자'로 활동하라는 제안이 이뤄졌으며, 가짜 신원 사용법도 교육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원격근무 위장 취업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IT 인력은 미국 기업 등에 취업해 급여를 북한으로 송금하고, 일부 사례에서는 기업의 민감한 정보를 빼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이 같은 IT 인력 활동으로 북한이 연간 최대 6억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주도의 다국적 제재 감시기구는 2024년 관련 수익이 최대 8억달러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기업들도 화상 면접에서 인공지능 필터 사용 여부를 확인하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해보라고 요구하는 등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실제 해외 거주자를 면접에 투입하거나 기술 시험과 업무 일부를 외국 개발자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관련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7월 미국 등의 공동 경보에 대해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상투적인 정치적 비난”이라고 반발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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