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처리장치(GPU)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비전AI를 넘어 피지컬·루프엔지니어링 등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남운성 시선AI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을 그간 쌓은 GPU 투자와 학습을 통해 확보한 인공지능(AI) 역량에서 찾았다. 안면인식 출입보안으로 출발한 시선AI는 현재 화면유출방지 보안, 물류 피지컬 AI, 원격 바이탈사인 측정,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코딩 에이전트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관해 보이지만 밑바닥에는 데이터·GPU·연구를 통해 축적한 '기술 인프라'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시선AI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부터 수학적 알고리즘 기반 안면인식 기술을 자체 개발했지만, 세계적 기술이 96~97% 인식률일 때 시선AI는 93%에 그쳤다. 전환점은 2018년, 딥러닝 모델의 잠재력을 보고 GPU를 확보하며 연구 방향을 AI로 틀면서다. 2019년엔 AI 조직을 꾸렸고, 같은 시기 정부의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에 참여해 20192023년 약 200억원 규모의 안면·비전 데이터를 확보했다.
남 대표는 “AI 모델은 블랙박스”라며 “이때 정부 사업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했고 반복 학습을 통해 사업 경쟁력은 물론 AI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GPU 투자는 지속 확대했다. 2019년 시리즈A(75억원), 2021년 시리즈B(200억원)로 엔비디아 GPU A100을 확보했고, 2023년 상장 공모자금 상당액을 H100 128장에 다시 투입했다. 누적 GPU는 총 288장, 투자액은 100억원대 후반이다. 남 대표는 “당시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지금 회사의 경쟁력이 됐다”면서 “반복 실험을 견뎌낼 리서치 역량과 GPU, 데이터가 갖춰진 중소기업이 국내에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투자는 기술력으로 증명됐다. 시선AI는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슈퍼컴퓨팅 순위에서 국내 17위, 세계 307위에 올랐다. 안면인식 기술은 2021년 말 미 NIST 벤치마크 인증을 거쳐 인천공항 스마트패스 BMT에서 해외 제품을 제치고 채택됐다.
이를 발판 삼아 사업도 확장됐다. 화면 촬영 정보유출 차단 솔루션은 국내 한 대기업 1만4000명이 쓰고 있고, 최근 일본 기업의 한국법인과도 계약해 본사 및 해외 법인 확산을 논의 중이다.
새 성장동력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피지컬 AI는 2022년 4월 로봇연구소를 설립하며 시작했다. 새벽배송 물류센터의 심야 수작업 포장 문제에 착안, 비전AI와 로봇팔 제어 기술을 결합했다. 올해부터 성주·보은 APC 등에서 실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한화로보틱스 등 대기업과도 협업 중이다.
위·변조 얼굴 판별 기술인 라이브니스 기술은 원격 바이탈사인(rPPG) 분야에서 새 모멘텀을 맞았다. 현재 보건복지부 과제로 비접촉 카메라를 통해 심박·호흡·혈압·산소포화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가톨릭대 의료원과 3년째 공동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 혁신의료기기 등록을 목표로 전국 8개 병원으로 확산을 협의하고 있다. 병동 간호사 1인당 20~25명의 환자를 맡아 하루 수차례 활력징후를 재야 하는 업무 부담을 태블릿·모바일 촬영만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최근엔 코딩 어시스턴트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3월 로컬 LLM을 파인튜닝하고 자체 하네스 레이어를 얹은 코딩 에이전트 '인트라제닉스'를 출시했다.
남 대표는 “공공 중심이던 고객이 대기업으로 바뀌고, 단순 출입보안 기술이 업무 에이전트 영역까지 확장된 지금이 시선AI의 기초 체력을 보여준다”며 “올 상반기 적자 폭이 전년 대비 60~70% 줄었는데 내년 연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