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일반적인 난연 피복류 품질기준은 소재의 자기소화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화재의 열기(복사열과 대류열)가 원단을 뚫고 피부로 전달돼 발생하는 2차, 3차 화상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실제 화재 현장에서도 화염에 직접 닿지 않아도 고열로 인해 심각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KTDI·원장 김성만)과 FITI시험연구원(FITI·원장 윤주경)이 최근 '난연 피복류의 인체 화상 등급을 고려한 개인보호성능 품질기준 표준화를 위한 연구결과 공유 및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공청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청회는 국방기술품질원이 전담기관으로 참여하고,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주관하며 FITI시험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 중인 '난연 피복류의 인체 화상 등급을 고려한 개인보호성능 품질기준 표준화' 연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연구 대상은 육·해·공군 난연 피복류와 산업현장의 난연 작업복으로, 현행 성능평가 체계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민·군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인보호성능 품질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행사에서는 국내외 난연성 및 열방호성능 관련 표준시험법과 규격 현황을 공유하고, 대상 품목의 소재-완제품 연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보호성능 품질기준과 평가법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소재 자체의 연소성과 자기소화성을 평가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화염 마네킨 시험을 이용한 인체 피해(화상) 예측 평가법을 도입하여 실질적인 생존성을 높이는 선진 평가 체계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참석자들은 “현재 기준이 주로 불꽃을 원단에 접촉시킨 뒤 불이 스스로 꺼지는지와 원단이 얼마나 탔는지를 보는 표면적 연소 저항성에 치중돼 있다”면서 “열이 피부로 전달되는 시간을 측정하는 열방호성능(TPP) 지표가 필수지만 산업현장 난연 작업복은 이런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기준을 원단 중심 단편적 평가에서 벗어나야하고, 고온 열 노출시 수축률이나 봉제사, 부자재의 난연 성능까지 고려하며, 화학약품으로 후처리한 원단이 산업용 세탁후에도 난연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DI와 FITI시험연구원은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된 다양한 의견을 연구 결과에 반영해 난연 피복류의 개인보호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품질기준과 시험규격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군 피복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난연 작업복의 품질 고도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성만 KTDI 원장은 “난연 피복류의 품질기준은 소재의 자기소화성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화재 환경에서 착용자를 얼마나 보호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돼야 한다”며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장병과 산업 종사자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선진 시험규격을 제안하고, 이를 국내 섬유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