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사이버, 우주, 드론, 전자기스펙트럼, 다영역작전 등의 현대전 양상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사관학교 통폐합이라는 국방 교육체제의 대전환을 추진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작전이 벌어지는 전장은 지상, 해상, 공중 공간에 이어 사이버, 우주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중 두 개 이상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작전을 다영역작전이라 한다. 전자기 스펙트럼 영역이나 비군사적 수단을 사용하는 외교 및 법 집행 영역까지 확대하기도 한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쟁 양상은 변한다. 인간의 삶의 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또 한 나라의 군사 체제는 그 사회의 정치 군사 사상을 반영한다. 따라서 기술의 발달을 국방력 강화에 어떻게 반영할지 큰 방향을 바꿀 때는 정치·사회·군사·산업·기술 등 제 분야에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
다영역작전에서 사용되는 합동성과 통합이란 개념을 쓰임새에 따라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첫째, '합동성'은 개인 역량이 아니라 부대 작전 간 오케스트레이션을 의미한다. 군종 간 합동작전 혹은 크게는 동맹 간 연합작전이나 작게는 병종 간 협동작전의 시공간적 동기를 이루어내는 행위다.
이를 위한 장치들이 여럿 있다. 하나는 무기체계의 상호운용성이다. 이는 작전의 동기화에 유리한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서 평시 군사력 개발의 중요 기준이 된다. 얼마 전 캐나다 잠수함 수주 경쟁에서 우리 국내 기업의 우수한 성능과 조건에도 독일-노르웨이 파트너십에 밀렸다. 그 이유가 나토국들의 동맹작전을 고려한 상호운용성 때문이었다.
또 하나는 지휘통제체계다. 이는 전투력을 투사하는 작전 단계에서 노력의 통합을 이끌어내는 도구다. 작전에 참가하는 플레이어에 따라 전장 기능별 지휘통제, 군종별 혹은 합동 지휘통제,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JADC2) 등이 있다. 2026년 1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벌인 '절대적 결의 작전'의 일등공신은 AI의 옷을 입은 JADC2 였다
둘째, '통합'이란 행위의 주체를 단일체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통합을 의미한다. 두 개 이상의 전투력이 참가하는 작전에서 개별 작전의 효과가 다른 작전 영역에 의도한 바대로 겹치도록 해 전투력의 승수효과를 내는 것이다. 미 합참의장은 이것을 '계층화 효과'라 표현했다.
셋째, 다양성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철학적 사고이다. '복잡한 문제를 쪼개서 해결'하는 접근법이 있다. 고대 로마의 군사 및 통치 철학이었다. 이는 문제의 복잡성을 극복하면서 효율성을 기하는 생산의 분업화 구조이기도 하다.
다양성에 대처하는 방법은 세분화다. 기술의 변천에 따라 작전 형태가 다변화하면서 다영역작전의 전장은 늘어나는 추세다. 전장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분할 해결' 접근법은 오히려 더 세분화되고 정교해지고 있다.
대신 정보기술(IT)를 이용해서 이들을 동기화함으로써 전투력의 승수 효과, 즉 시너지를 달성한다. 기술의 변화에 끌려가지 않고 기술의 발달을 군사력 건설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이를 반영하듯 통합 사관학교 체제를 운영하던 나라들은 군종별 분리 추세, 각각의 사관학교 제도를 운영하던 나라들은 장교양성 과정을 더 세분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 국방부가 추진하는 사관학교 통폐합 정책은 세계적인 추세와는 다르다.
신인섭 예비역 육군 준장·조지메이슨대 C5I 한국센터장(정보기술박사)·전 대통령사이버안보비서관 ishin4@gmu.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