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 디지털엑스가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지만 업비트와 빗썸의 양강 구도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무료화 이후 두 거래소의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업비트와 빗썸은 여전히 국내 원화 거래대금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수수료 인하만으로 기존 이용자와 유동성을 끌어오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코인게코 데이터를 전자신문이 분석한 결과,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 점유율은 업비트 49.30%, 빗썸 43.47%로 집계됐다. 두 거래소가 전체 거래대금의 92.77%를 차지했다. 코인원은 5.69%, 코빗은 1.51%, 고팍스는 0.03%였다.
업비트와 빗썸의 합산 점유율은 디지털엑스가 수수료 무료화를 시행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 96.23%였다. 코인원까지 무료화에 합류한 뒤 점차 낮아져 30일에는 89.77%까지 떨어졌지만, 이튿날 다시 96.16%로 반등했다. 이후 이달 1일 93.79%, 2일 92.77%를 기록했다. 일시적으로 90% 아래로 내려간 날도 있었지만 대부분 90%를 웃돌며 양강 체제를 유지했다.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디지털엑스는 지난달 24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받지 않고 있다. 무료화 직전인 지난달 23일 오전 9시 0.17%였던 점유율은 이달 1일 1.32%, 2일 1.51%로 높아졌다.
코인원도 지난달 26일부터 애플리케이션과 웹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화마켓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했다. 이용자가 30일마다 무료 수수료 이용권을 갱신하면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달 21일부터는 오픈API 주문에 무료 수수료 정책을 먼저 적용했다. 코인원 점유율은 지난달 23일 3.57%에서 이달 1일 4.85%, 2일 5.69%로 상승했다.
다만 무료화로 높아진 점유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는 않았다. 코인원 점유율은 지난달 30일 9.51%까지 치솟았지만 이튿날 3.29%로 급락한 뒤 다시 반등했다. 디지털엑스 역시 무료화 이후 점유율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1%대에 머물렀다. 수수료 무료화가 단기적으로 거래량을 늘리는 효과는 냈지만, 현재까지 업비트와 빗썸의 이용자와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흡수하는 단계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코인원과 디지털엑스가 거래 수수료 수입을 포기한 배경에는 양강의 굳건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가상자산 거래는 호가와 유동성이 풍부한 거래소로 이용자가 몰리고, 이용자가 많을수록 다시 유동성이 증가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다. 후발 거래소는 수수료를 없애서라도 거래량과 이용자를 확보해야 향후 법인 가상자산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을, 디지털엑스는 미래에셋그룹을 새 주주로 맞았다. 무료화가 일주일밖에 안 된 만큼 현재 수치만으로 성패를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수수료 경쟁만으로 업비트와 빗썸에 축적된 고객 자산과 거래 유동성, 원화 입출금 편의성 등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화는 단기간 거래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기존 고객의 자산까지 다른 거래소로 옮기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양강 구도를 깨려면 수수료 외에도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